[민태성의 글로벌프리즘] 미국과 이스라엘...그리고 징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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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1-0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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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중동 지역의 위기가 한층 고조된 지난 3일 이라크에서는 미군의 철수가 조용히 진행됐다.

미국은 이날 바그다드 북부 캘러핸 기지를 이라크에 양도했다. 이로써 지난 2003년 이라크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이라크내 미군기지를 반환한 셈이 됐다.

   
 
민태성 국제경제팀장
이라크 주둔 미군은 지난 1일 발효된 안보협정에 따라 오는 6월까지 이라크 주요 도시에서 전투병력을 철수할 계획이다. 또 2011년까지 현재 14만명에 이르는 전체 병력을 이라크에서 완전히 철수시킨다.

미군의 철수 분위기는 우울함 그 자체였다. 지난 2003년 3월 대테러 전쟁의 기치를 내걸고 모습도 당당하게 이라크로 진격하던 미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미디어의 관심은커녕 주민들의 냉대와 무관심속에 미군은 쓸쓸히 퇴장했다.  

9.11 테러 이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엄청난' 추진력에 힘입어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의 반대에도 아랑곳없이 이라크로 진격하던 미군의 기세는 허공으로 사라진지 오래다.

미군의 철수에 대한 현지인들의 반응은 따가운 눈총 일색이었다. 대량살상 무기 제거라는 대외명분을 내걸었지만 무기를 찾지 못했음은 물론 전쟁의 목적이 이라크에 매장된 원유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결국 오일 전쟁이라는 판명만 얻은 대이라크 전쟁은 수니파와 시아파 그리고 쿠르드 민족간 갈등만 키우며 국제사회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미군의 이라크 철수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소식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불과 몇년전 미국이 저지른 과오를 이스라엘이 그대로 답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반대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공격의 정당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은 여러모로 닮았다.

명분없이 자국의 이익만 좇는 제국주의적인 발상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에는 중동이 `세계의 화약고'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것이 2차 대전 이후 영국과 미국을 주축으로 한 강대국들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이스라엘의 건국에서 비롯됐다는 여론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국가 건립이 과거 2000년 동안 나라를 잃고 전 세계를 유랑하던 유대인들이 고향을 찾는다는 의미였지만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수세기 동안 살아왔던 터전을 잃는 것이었다.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습이 지상전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에 대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동정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석유 자원을 해외자본과 공유하지 않는 사담 후세인 정권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이뤄졌다는 점과 버락 오바마 차기 정권이 들어서기 전에 하마스를 비롯해 그동안 눈엣가시였던 중동 과격 세력을 초토화시키려는 이스라엘의 움직임은 전세계적인 비난을 면키 어려운 처사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역사의 이해를 구하고 반성하기 위해서는 향후 서양판 징비록이라도 써야 할 판이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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