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천연가스 공급 분쟁으로 유럽 주요 국가들이 추위에 떨고 있는 가운데 좀처럼 사태 해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통한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감시하기 위한 유럽연합(EU) 감시단 파견을 돌파구로 러시아와 EU 간 에너지 대결이 해결의 기미를 보이는 듯했지만 다시 미궁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가스 중단 발표 이후 8일 처음으로 분쟁 당사자들이 모스크바와 브뤼셀에서 회동했지만 EU 감시단 구성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마무리되었다고 유럽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과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 나프토가즈의 최고경영자(CEO)들은 협상 전날 밤 모스크바에서 만나 위기 해결책을 논의, 양측 모두 협상 의지를 보인 바있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서 러시아측은 EU 감시단의 우크라이나 파견 의정서에 러시아가 서명을 거부하여 결국 감시단 파견은 물론 가스 공급 재개 역시 물거품이 됐다.
당초 EU 집행위원회의 요구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감시단 파견에 동의하면서 사태가 해결되는 듯 했지만 러시아는 막판 자국 전문가의 감시단 합류를 주장하면서 의정서 서명을 거부했다.
EU는 "러시아로서는 감시단 파견을 거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태도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협상 불발의 책임을 러시아에 돌렸다.
한편 가즈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CEO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감시단 파견 의정서에 서명하지 않았다면서 모든 책임은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EU 집행위원회는 EU 감시단 파견 의정서에 서명할 권한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역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 돕는 EU의 노력이 지지부진하다고 말하는 등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의 입장 변화로 가스 공급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EU는 9일 27개 회원국의 에너지 당국자와 업계 연석회의를 열고, 12일에는 긴급 에너지 장관 회의를 개최하는 등 회원국 피해를 최소화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한 중재자 역할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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