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또 작년 4분기에는 경제가 상당히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친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통화신용정책 방향과 관련 "그동안 단기간에 정책금리를 크게 조정했으나 회사채 금리를 비롯한 시장금리는 내려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시장금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찰하면서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는 것을 완화하고 금융시장이 하루속히 안정을 되찾는데 기여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또 "금년에는 경제상황이 성장이나 수출, 고용 등에서 매우 좋지 않다"면서 "작년 4분기에 전기대비 기준으로 상당히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했는데, 우리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것이 1980년과 1998년 2개 연도 말고는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세계 경제가 아직 뚜렷한 개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고 주요 예측기관들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하향 조정했다"며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거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신흥시장국이나 개발도상국의 성장률도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시장 상황과 관련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심리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이 자금운용을 상당히 신중하게 하고 있다"며 "은행 대출이나 기업어음, 회사채 발행도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의 이런 발언은 경기상황에 따라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물가상승률)를 대체로 3% 정도로 본다면 기준금리는 이미 기대 인플레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들어갔다"며 "그런 점을 고려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실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로 돌아선 만큼 필요할 경우 금리를 더 내리겠지만, 추가로 내릴 여력은 크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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