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능 100% 활용 못해
4월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WIPI) 탑재 의무화가 폐지되면서 외산 단말기의 국내 진출이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이로써 국내 소비자들은 삼성, LG, 스카이 등 국내 단말기와 기존에 출시된 모토로라 외에도 더욱 다양한 단말기를 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은 외산 단말기 가운데 저렴한 가격의 모델이 등장해 국내 단말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저렴한 단말기가 국내에 도입되는 것은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
외산 단말기가 국내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언어는 물론 국내 소비자들의 상황과 문화에 맞는 소프트웨어와 문자입력 시스템 등이 필수적이다. 이들이 중저가 제품을 출시할 경우 마진이 적어 수익률이 낮다. 뿐만 아니라 고사양 단말기 수요가 큰 국내에서 저가 단말기를 선두에 세울 경우 자칫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될 수도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말기 라인업 정책은 궁극적으로 제조사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밝힌 뒤 "최근 움직임을 감안하면 국내에는 해외에서 제품력을 인정받은 고사양 제품이 개방 최기 주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도입이 결정된 외산 단말기는 다음달 10일 출시되는 HTC의 '터치다이아몬드'와 노키아의 '내비게이터폰 6210',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X1' 등이다. 여기에 애플과 KTF의 협상 여하에 따라 위피 폐지 이후 아이폰이 출시될 전망이다. 기존에 출시된 외산 단말기를 포함한 이들 제품은 대부분 중고가 단말기다.
최근 환율 폭등으로 인해 외산 업체의 가격 경쟁력 역시 크게 악화됐다. 뿐만 아니라 고장수리로 인한 부품 교체 가격 역시 높게 책정될 전망이며, AS 서비스의 질이나 속도 등도 기존의 AS 망을 갖춘 국산 제조업체에 비해 뒤질 수밖에 없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이들 제품의 기능을 100%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도 문제다. 아이폰은 애플리케이션이 강점이지만 반쪽짜리 '아이튠즈' 서비스로 인해 국내에서 이를 활용하는데는 제약이 있다. 내비게이터폰 역시 제품의 주요 특징인 맵서비스가 빠졌다. 제품의 특징이 빠지면서 '앙꼬 없는 찐빵'이 된 셈이다.
이에 대해 국내 단말기 업계 관계자는 "국내 단말기 역시 약정 및 지원금을 통해 공짜로 구매할 수 있는 제품군이 있을 뿐 아니라 기술력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휴대폰은 단순한 전자제품이 아닌 소비자의 수요와 생활습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만큼 단말기 시장이 개방돼도 국내 단말기 업체들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전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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