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뉴타운, 외풍드는 아파트 난방비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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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1-2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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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겨울을 지내고 있는 은평뉴타운 입주자들이 발과 귀가 시릴 정도로 실내가 냉랭한 것도 속상한데 SH공사에 의해 일괄 설치된 유량계 적산을 통한 ‘무시무시한’ 난방비 때문에 두 번 죽는다는 불만을 나타냈다.

29일 은평뉴타운 39㎡형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자 정모씨는 “18일간의 난방요금이 15만원이 나왔다”며 “그 외 관리비 포함해 20만원이 나왔는데 12평 아파트 관리비가 임대료만큼 나왔다”고 하소연했다. 또 "열량계가 아닌 유량계 적산으로 난방비가 공정치 못하다"고 말했다.

은평뉴타운 39㎡의 기본임대료는 소득기준에 따라 약 19만원에서 26만원선이다. 작년 12월 13일 입주해 31일까지의 12월분 관리비 고지서를 받은 정모씨는 난방비 외 관리비가 합산돼 20만2300원이 청구됐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은 시공단계에서 일괄 선택된 유량계는 난방밸브를 잠궈도 절감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 시험검사팀 담당자는 "최근 시공사들은 열량계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은 알지만 가격이 비싸고 고장율이 높은 단점이 있어 유량계방식으로 교체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사용한 물의 양과 온도를 측정해 난방비를 산출하는 열량계는 유량계보다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싸다. 이에 반해 가격도 저렴하고 구조도 간단한 유량계는 난방수의 온도와 상관없이 물의 통과양만 체크한다.

또 다른 입주자 한모씨는 "처음 이사 와서 새집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보일러를 빵빵하게 틀었는데도 온기를 느낄 수 없더라"며 "열흘 넘게 지나도 바닥도 차고 외풍까지 세 서비스센터에 얘기하니 위‧아래‧옆집이 다 비어서 그렇다는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은평뉴타운의 난방문제는 SH공사 산하의 마포통합관리센터에서 담당하고 있다.

황준연 SH공사 뉴타운기계팀 담당자는 "SH는 설비기준에서 유량계를 설치하도록 명시돼 있다"며 "열량계는 유량계의 2.5배에 달해 가격이 비싼 문제도 있지만 고장이 많아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 "입주가 덜 된 곳일수록 난방비가 더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외풍과 관련한 문제는 시공사가 책임질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성범 한국지역난방공사 대리는 "유량계로 절감효과를 전혀 얻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량계로 처음 난방비를 측정하는 주민들을 위한 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유량계 적산을 통한 난방비 절감효과에 대한 교육을 한 번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주민은 "이미 청구된 말도 안 되는 난방비 부담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차라리 유량계를 전면 제거하고 직결해서 면적당 난방비를 계산하는 것이 오히려 공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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