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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씨드/현대.기아차 제공 |
‘우리나라에서 기아차 ‘씨드(cee’d)’를 그래도 가끔 볼 수도 있고, 운이 좋으면 한 번 타 볼 수도 있는 곳은?’ 정답은 현대·기아자동차 서울 양재동 본사다.
국내에서는 기아차 씨드를 사실상 볼 수 없다. 이유는 기아차의 슬로바키아 공장에서만 생산·판매하는 유럽 전용 모델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성능 테스트와 시승을 위해 들여온 50여대가 전부다. 일반인들에게 씨드는 신기루와 같은 차량인 셈이다.
씨드의 엔진과 트렌스미션 등은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개발했고, 디자인은 기아차 유럽디자인센터(독일)가 담당했다. 심장이 국산임에도 국내에서는 생산하지 않고 있다.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이런 씨드는 애간장만 태우는 연인인 것.
유럽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춘 씨드는 현재 기본형 5도어 모델에 씨드 스포티왜건(Sporty Wagon), 프로씨드(pro_cee'd, 3도어 모델) 등 ‘씨드 3총사’로 구성됐다.
씨드는 판매량이나 평가 모두 유럽 준중형급(C세그먼트)에서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2006년 말 출시된 이후 2007년 12만3091대, 2008년 16만3325대가 팔렸다. 지난해 12월 기준 모두 28만9524대가 판매된 것이다. 단일 차종으로 단일 지역에서 연간 15만대 이상을 판매한 차는 씨드가 유일하다.
판매 실적만큼 현지 평가도 좋다. 지난 달 말에는 프랑스 오토모빌誌의 ‘품질 및 신뢰도 평가’에서 혼다, 볼보, 아우디, 도요타, 폭스바겐을 제치고 ‘최고 준중형 차’에 선정됐다.
지난해 5월에는 독일 경영 전문지 ‘매니저 매거진’이 프로시드에 대해 “아우디 A3를 위협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같은 시기 씨드 스포티왜건은 영국의 디젤차 전문잡지인 ‘왓디젤誌’이 선정한 ‘올해의 왜건(The Best Estate Car)’에 뽑혔다. 기본형인 5도어 모델도 도요타, 닛산, 푸조 308 등을 물리치고 2007년 ‘올해의 차’ 4위에 선정됐다.
△국내 판매 불가 이유 “복잡해요!”
유럽에서 호평이 이어지면서 국내 판매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그동안 줄 곳 있어왔다. 최근 국내 자동차 판매고가 급격히 하락하며 이 주장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지만 아직은 요원한 이야기다.
국내 출시를 막는 가장 큰 벽은 사실상 ‘수입차’여서 관세를 물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경우 국내 판매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준중형급에서 승승장구 할지 확언하기 힘들다. 회사에 따르면 수입을 할 경우 환율 영향도 있어서 가격이 2000만원이 넘어간다고 한다.
노조의 반대도 걸림돌이다. 국외 생산 차량을 국내로 들여오려면 노조가 동의해야 한다. 현대차의 주력 차종인 i30와 동급이어서 시장을 간섭하는 문제도 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유럽 공략을 위한 차량이기 때문에 국내 출시 예정은 없다. 개발 당시부터 씨드는 딱딱한 느낌의 서스펜션을 선호하는 유럽 시장을 겨냥해 맞춤한 차량이고, i30는 국내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은 차량이다”며 “시장 간섭 문제가 있고, 노조 반대도 있다고 이야기 하지만, 태생부터 다르기 때문에 국내 출시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는 이야기다”고 말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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