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조사 결과 ‘존경받은 기업’ 1위에 삼성전자가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삼성 계열사 가운데 8개 기업이 이번 조사에서 3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삼성의 힘을 보여주는 셈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유한킴벌리와 유한양행은 나란히 3, 4위를 차지했다. 유한킴벌리가 유한양행과 킴벌리클라크의 합작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한계열 2개 회사가 최상위에 오른 셈이다.
매출액 1조원 이상인 기업이 138개(2007년 기준)에 달하는 가운데 지난해 매출액 5957억원에 그친 유한양행이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한양행은 “성실한 기업활동의 댓가로 이윤을 추구해야 한다”는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의 신념에 따라 사업을 영위해왔다.
유 박사는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으며, 국내 최초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또한 세금 납부를 충실히 이행했으며, 사회환원 역시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에 반해 삼성은 사카린 밀수 사건과 분식회계, 비자금 폭로, 증여세 포탈 의혹 등으로 도덕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다만 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73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수출과 고용창출 등 국가 경제에 큰 이바지를 했다. 매출액 규모로는 유한양행의 120배 이상을 기록했다.
도덕성과 국가경제 공헌 규모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양사가 존경받는 기업 순위에서는 나란히 최상위에 자리하고 있는 모양새다.
매일 새벽 통근버스가 줄을 잇고 있는 양재역 부근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유한양행 기흥연구소와 삼성전자 기흥반도체연구소 행 버스들이 근방에 정차해 있다.
입사를 앞둔 대학 졸업반에게 묻는다. 졸업 이후 당신은 삼성전자와 유한양행 가운데 어느 회사의 통근버스를 타고 출근길에 오르고 싶은가?
정답은 없다. 양사 모두 기업의 사회적 책무 가운데 가장 중요한 덕목 한 가지씩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부분을 만족시키는 기업이 탄생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우리 사회가 아쉬울 따름이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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