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 일가, 이사회 진출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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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1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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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오너 일가들의 이사회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두산은 지주회사 체제 출범에 맞춰, 대주주가 경영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지는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경영 참여 대주주는 모두 이사회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두산은 10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신임 사내이사 후보로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 이재경 ㈜두산 부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을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임기가 만료되는 박정원 두산건설 부회장은 이사 후보로 재추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두산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두산의 사내이사는 이들 외에 기존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과 제임스 비모스키 ㈜두산 부회장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된다.
 
㈜두산 이사회는 또 윤대희 전 대통령 비서실 경제정책수석 비서관, 정해방 건국대 법학과 교수, 신희택 서울대 법학부 교수, 조문현 법무법인 두우 대표변호사,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시장연구실장 등 6명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키로 했다.
 
두산은 지주회사 체제 출범에 맞춰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오너 일가가 대거 이사회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새롭게 구성되는 이사회를 중요 안건에 대한 최고의사결정기구로 운영함으로써 실질적인 이사회 중심의 경영 구도를 정착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주주가 이사회란 법적 기구를 통해 투명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권한 만큼 책임도 지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오너 일가의 복귀를 비판하는 시각도 만만찮다. 주주들로부터 회사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을 위임받은 이사회가 오너경영의 그늘에 가려 제 역할을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변호사는 “과거 문제를 발생해 기업가치를 훼손시킨 대주주 일가가 이사회 경영진에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를 통해 계열사 혹은 사업확장을 위해 회사를 동원하는 일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농심홀딩스는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신춘호 회장과 아들인 동원·동윤·동익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신 회장과 장남인 신동원 농심홀딩스 부회장은 임기 만료로 재선임되는 것이며 차남인 신동윤 율촌화학 사장과 삼남인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은 새롭게 이사회 멤버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전 SK텔레콤 부사장이 5년여 만에 SK텔레콤 이사로 돌아온다. 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대우건설과 금호산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해운 이사 재선임 절차 등을 밟고 있으며, 임기가 만료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도 롯데제과,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 후보 명단에 다시 올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올해 한화석유화학 신임이사로 돌아올 채비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9월 한화를 비롯해 한화건설, 한화L&C, 한화테크엠 등의 주주총회에서 해당 회사 등기 대표이사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최재원 SK가스 부회장도 5년여 만에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다. 최 부회장은 오는 13일 그룹 지주회사 SK㈜와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주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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