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앞으로 국채를 매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우리 정부가 추가경정 예산을 위해 발행할 예정인 국채를 한국은행이 사들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앞으로 6개월간 총 3천억 달러 규모로 국채를 직접 매입키로 결정했다.
장기물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것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국채 시장에 `큰손'으로 직접 뛰어들어 본원통화를 공급하고 각종 금리의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정부로부터 국채를 직접 인수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9일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한은이 직접 매입하면 만기까지 향후 5년간 자산이 묶이고 시장 상황에 따라 손실을 보게 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현 단계에서는 국채를 인수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도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앙 언론사 경제부장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현재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성 시장 자금이 500조원에 이른다"면서 "추경을 위한 국채를 발행해도 상당부분 시장에서 소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에 최종대부자로서의 역할을 요청할 계획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정부가 추경 편성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더라도 시장에서 소화시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한국은행에 인수를 요청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한은은 그러나 정부의 국채발행에 따른 금리상승을 막기 위해 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하는 등 시장안정 조치를 취할 수는 있다는 입장이다. 시중에 쏟아지는 국채가 적지 않은 규모이기 때문이다.
현재 추경예산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27조∼29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중 공적 기금의 여유자금 7조∼8조원, 세계잉여금 2조원, 한국은행 잉여금 1조5천억원 등 11조원 안팎을 제외한 16∼18조원 가량이 국채발행을 통해 조달돼야 한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추경용 국채를 매입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한은은 금융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고 금융시장은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국채발행이 많이 돼서 채권시장 등 다른 금융거래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때 거시경제 상황에 적합한 금융활동이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한은이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시장에서 매입함으로써 국채 발행으로 채권 금리가 급등하는 충격 등을 완화시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은 현재 기준금리 2%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시중에서 국채를 사들이면 통화량 조절을 위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필요하다면 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할 수 있다는 것이 한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FRB도 정부로부터 국채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시중에서 사들이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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