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연달아 떨어지면서 개인투자자가 회사채를 사상 최대 규모로 사들이고 있다.
절대금리 수준이 낮아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회사채로 개인 자금이 대거 몰린 것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장외채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올 1월 3392억원과 2월 3652억원어치 회사채를 순매수해 2000년 통계집계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증권과 대우증권, 동양종금증권을 비롯한 증권사별 회사채 판매규모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배 늘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로 인해 일부 회사채는 품귀현상까지 생기고 있다"며 "개인이 주로 사는 회사채도 AAA등급에서 A등급까지 내려갔고 간혹 BBB등급을 사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회사채에 개인 자금이 몰리는 것에 대해 신용경색이 완화되는 조짐이라고 반기면서도 부도위험이 있는 일부 회사채까지 사들이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1999년부터 작년까지 AAA등급이나 AA등급 회사채는 부도가 난 경우가 없었지만 A등급과 BBB등급은 각각 0.81%와 1.07% 부도율을 나타냈다. BB등급과 B이하등급도 각각 4.59%와 10.64%)가 부도를 냈다.
특히 연초부터 기업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외환위기 당시처럼 우량등급 회사채라도 부도를 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윤영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높은 부채비율 때문에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회사채에까지 투자하는 것은 큰 손실을 부를 수도 있다"며 "부채가 어느 정도 정리된 회사채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윤 연구원은 "비우량 회사채에 투자할 땐 발행기업이 부도를 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투자종목을 고를 때 산업별 경기순환상 위치와 신용등급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동성 위험도 회사채를 매수하기 전에 반드시 짚어야 한다.
윤 연구원은 "회사채 유통회전율은 2002년 연간 1회전에 육박한 뒤 계속 낮아져 2007년 이후에는 0.2회전을 간신히 넘기고 있다"며 "연초 이후 상위등급 회사채를 중심으로 유통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비우량 회사채 같은 경우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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