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통법시대 증권CEO 전략] "눈앞 이익보다 원칙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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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2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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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는 눈앞 이익이나 추세를 쫓기보다 원칙을 고수하며 철저한 위험관리를 통해 끊임없이 거듭나야 한다."

노정남(사진) 대신증권 사장은 24일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 이름을 날리던 리먼브러더스나 베어스턴스가 하루 아침에 사라지는 것을 볼 때 금융사가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기 위해선 위험관리가 필요충분 조건인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사장은 "당사는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이를 딛고 오히려 한층 성장해 온 경험이 있다"며 "재작년 증권업계에서 처음으로 해외주식예탁증서를 발행해 신규자금 2170억원을 확보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이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대신증권은 자신하고 있다.

노 사장은 "지금까지 금융투자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기틀을 충실하게 다져 왔다"며 "올해는 금융투자회사로서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그는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업무영역은 넓어지고 보다 다양한 금융상품이 경쟁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사 입장에선 경쟁이 심화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를 새롭게 도약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수익원을 다변화하기 위한 해외시장 발굴도 한창이다.

노 사장은 "홍콩 현지법인이 연초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며 "현지 파트너와도 관계가 두퉈워지고 있는 만큼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곧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저것 다 하는 게 아니라 경쟁력이 있는 지역에만 집중해서 수익을 창출하겠다"며 "당사가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는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형사로서 위상을 47년 동안 지켜 온 대신증권은 증시침체로 경쟁사가 몸집을 줄이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외형을 확대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당사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선제적인 위험관리로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며 "요즘 다수 증권사가 비용문제로 지점을 통폐합하거나 축소하고 있지만 당사는 오히려 유망지역에 지점을 신설하면서 소매부문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당사는 재작년 증시 호황으로 창사 이래 두 번째로 많은 이익을 냈다"며 "당시 대부분 경쟁사가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자기자본투자를 늘렸으나 당사는 속도를 조절하면서 철저하게 위험을 관리해 왔다"고 덧붙였다.

위험관리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수익성에 증권가도 주목하고 있다.

KB투자증권은 3월결산인 증권주 가운데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회사로 대신증권을 꼽았다. 조병문 리서치센터장은 대신증권에 대해 "우선주와 보통주가 각각 13.0%와 5.6%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가치 제고에도 나서고 있는 만큼 배당 역시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정남 사장은 1952년 전남 고흥 출생으로 매산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노 사장은 1969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뒤 대신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를 거쳐 2005년 3월 대신증권 사장으로 취임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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