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로 생각하기 쉬운 어지럼증, '골다공증'과 관련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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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3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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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에 대해 흔히 빈혈이나 뇌종양 등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골다공증과 연관이 많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있다.  

31일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김지수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 2006∼2007년 이 병원에서 이석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209명과 어지럼증 증상이 없는 비교군 202명의 골밀도 검사를 실시한 결과, 골다공증 비율은 이석증으로 진단받은 환자군이 비교군보다 3배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골다공증 전 단계인 골감소증도 이석증 환자군이 비교군보다 2배가 더 많았다.

일반적으로 어지럼증으로 알려진 이석증(양성돌발성두위현훈)은 귀의 전정기관에 있는 이석이라는 작은 돌에서 발생한 부스러기들이 원래 위치해 있던 자리에서 벗어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석 부스러기들이 머리 회전을 감지하는 세반고리관 내로 들어가면 머리를 움직일때마다 어지러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아직까지 이같은 이석증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은 상태이다.

그동안 이석증은 50대 이후 중년 여성에서 흔히 나타나 호르몬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대규모 조사를 통해 골다공증과의 상관관계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어지럼증의 정도를 눈동자의 떨림으로 파악하기 위해 실시하는 안구운동검사 장면.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어지럼증 증상이 없는 비교군에서는 9.4%만이 골다공증이 있었던 반면, 이석증 환자군에서는 25.3%가 골다공증으로 진단됐다.

골감소증도 비교군에서는 33.3%만 진단된 반면, 이석증 환자군에서는 47.2%로 높게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도 비교군에서는 골다공증이 약 6%로 나타난 반면, 이석증 환자군에서는 약 12%로 조사됐다.

골감소증 역시 비교군은 약 27%였던 반면, 이석증 환자군에서는 약 40%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김지수 교수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이석증 환자도 골다공증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돼 이석증과 골다공증은 성별에 관계없이 연관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석증은 낙상을 유발하는 중요한 질환이기도 하다”며 “이석증이 잘 재발하는 환자는 골밀도 검사를 통해 골다공증 여부를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를 실은 논문은 미국신경과학회지인 ‘뉴롤로지(Neurology)’에 3월의 주목할만한 논문으로 선정되어 지난달 24일 게재되기도 했다.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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