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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권의 싱클 톨 아메리카노) 서민으로 살기 힘든 이곳···올라도 너무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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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2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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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이런지 모르겠다. 부동산 경기가 한창일 때 자고나면 집 값이나 땅 값이 몇 억원씩 올랐다며 좋아했던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그러나 특급열차를 타지 못한 이들은 자신의 무능함을 탓한다. 이들은 늦은 저녁 밥 한 술 뜨고 어둑해진 밤하늘을 물끄러미 바라 보며 그저 한숨을 쉴 뿐이다. 

어떤 사람은 하루를 돈 셈으로 시작하고 어떤 이는 하루를 돈 걱정으로 시작한다. 예나 지금이나 돈이 신분을 만들어 주는 자본주의 세상에선 누가 뭐래도 '돈'이 최고다.

사람을 울리고 웃기는 돈,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돈. 요즘 그 돈의 가치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 비싸야만 잘 팔린다는 동네에 사는 사람들에겐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만 올해 대한민국의 물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오르고 있다.

서민들로서는 잠을 잔다 해도 눈 뜨기 무섭고, 먹고 싶은 것이 있어도 장 보기가 두려운 게 지금의 상황이다.

경기도 고양에 사는 박모(43·여)씨는 대형할인마트에서 생선 한 마리를 사려다 벌어진 입을 한 동안 다물지 못했다.

3주 전에 980원 하던 고등어 한 마리가 1580원으로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기 때문이다. 1280원 하던 갈치 한 마리 값도 1580원으로 껑충 뛰었다. 한 달 전쯤 2500원 하던 생태도 4000원이었다. 

현재 이마트에서 삼겹살(100g)은 2050원으로 한 달 사이 16%나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무려 33%나 오른 것이다. 

박씨는 “매장 판매 직원도 ‘너무 비싸니까 먹지 말라’고 농담 섞인 말을 하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민으로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다.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오른다. 

경기 불황에 월급은 줄어드는데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 오른다. 지난해부터 생필품을 중심으로 생활물가가 줄줄이 오름세더니 최근 들어 금값, 야채값, 기름값은 ‘폭등’ 수준으로 값이 뛰고 있다.

금 값은 지난해와 비교해 약 60%, 양파 값은 50% 가까이 치솟고 있다. 일년만에 2배 이상 값이 뛰는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지속되며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심화되고 있다.

1년 전쯤만 해도 달랑 100원 짜리 한 장이면 그래도 배고픈 배를 채울 수 있었다. 김밥, 1000원으로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먹을거리였다.

밥뿐만 아니라 김에 햄, 계란, 당근도 들어 있었다. 김밥에 공짜로 따라 나오는 국물도 있었다. 토스트 빵 사이에 채소와 어우러진 계란부침과 새콤달콤한 케첩 맛이 일품인 길거리 토스트 역시 1000원이었다. 

하지만 어느순간 김밥과 토스트는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랐다. 무려 50% 인상이다. ‘500원의 반란’이자, ‘1000원의 굴욕’인 셈이다.

어찌 김밥뿐이겠는가. 설렁탕과 냉면, 자장면, 숙박료, 목욕료 등도 500원~1000원씩 올랐다.

1000원짜리로 과자 한 봉지 사먹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포카칩·스윙칩·오레오초코크림·칙촉 등의 과자는 이미 1000원을 훌쩍 넘었다.

월드콘·구구콘·설레임 밀크쉐이크·부라보콘 등 아이스크림도 1500원까지 치솟았다.

서울 일반택시의 기본요금도 현재 1900원에서 6월부터 2400원으로 500원 오른단다. 덜컥 겁이난다.

버스를 이용하는 서민들이 택시요금 인상에 놀라는 이유는 왜일까.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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