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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직원들 '마을'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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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2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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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즈니스위크, 돈들이지 않고 '동기부여'하는 법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지난 1998년 보고서를 하나 내놨다. 맥킨지는 '인재전쟁(War for Talent)'이라는 이 보고서에서 기업 내 소수 인재를 통해 기업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곧 월가로 확산됐고 금융권은 저마다 거액의 연봉과 성과급을 내걸고 인재 확보 전쟁에 나섰다.

하지만 정확히 10년 뒤 맥킨지의 보고서는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 넣은 월가의 몰락을 불러왔다. 월가의 인재들이 몸값을 높이기 위해 무리한 파생상품 투자에 나서는 사이 금융시스템은 서서히 붕괴되고 있었던 것이다.

금융위기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많은 기업들이 월가의 몰락을 통해 얻은 교훈이 있다.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게 돈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감원과 감봉 등 비용절감이 우선시되는 최근 경영 환경에서 직원들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하는 게 벅찬 것도 사실이다. 이에 미국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위크(BW)는 최근 '돈 들이지 않고 동기부여하는 법(Motivating Without Money)' 몇가지를 소개했다.

◇끈끈한 소속감…'사기'를 높여라
경영난에 처한 기업들이 잇달아 인력 감축에 나서자 직원들의 사기가 말이 아니다. 운 좋게 해고 대상에서 벗어났어도 언제 직장 밖으로 내몰릴 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코퍼레이트이그제큐티브보드(CEB)가 최근 조사한 바로는 회사원 다섯명 중 한명이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여름 같은 조사에서는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이 열 중 한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기업들이 땅에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점이다. 불안정한 고용시장에서 누가 회사를 박차고 나가겠느냐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제프 서머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미국 인재 관리 부문 대표는 "최고의 인재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며 "기업이 동기를 부여하지 않으면 이들은 곧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재를 잃지 않으려면 이들을 돋보이게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펩시콜라와 같은 다국적 기업의 인재관리 기법을 분석한 '당근의 법칙(The Carrot Principle)'의 저자 체스터 엘튼도 "불황기에 해고를 단행할 때는 남아 있는 직원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끈끈한 소속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간 간부, 활동 폭을 넓혀라
지금처럼 급변하는 기업 환경에서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어느 때보다 할 일이 많다. CEO는 결코 최고고용책임자(CEO ·chief engagement officer)가 아니다. 고용과 해고 등 인력 관리는 중간급 간부가 도맡게 하는 것이 좋다. 이들은 직원들과의 접촉 기회가 많은 만큼 실무에 있어서는 실질적인 영향력이 더 크기 때문이다. 서머스는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간 간부들이 역할을 확대하려면 먼저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집무실에 틀어박혀 이메일로 공문을 내보내기보다는 직원들과 직접 대면하는 기회를 늘리라는 주문이다. 인사 컨설팅업체 에이어스그룹의 조안 카루소 컨설턴트는 "의기소침해 있는 중간 간부가 어떻게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겠느냐"며 "지금과 같은 이메일 시대에는 간부들이 뒤로 물러나 있기 쉽지만 직원들은 직접 지시를 받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줘라
프록터앤드갬블(P&G) 등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직원보상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글로보포스는 최근 직원들이 자기가 원하는 보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음악을 좋아하는 직원은 콘서트 티켓을 신청하거나 식도락에 관심이 있는 직원은 일정 금액의 식품 구입권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런 선택의 자유는 기업이 직원들의 개성과 가치를 존중한다는 인식을 심어줘 사내 결속력과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같은 보상 방식은 지금과 같은 경기후퇴기에 빛을 발할 수 있다. 비용은 적게 들지만 효과는 어느 보상 방식보다 크기 때문이다. 인사 컨설팅업체 타워스페린이 지난해 하반기 전 세계 13개국 기업 1만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미국 기업의 49%가 직원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대상은 전 직원의 10%에 불과했다. 대다수의 직원이 적절한 보상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보포스의 보상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더 많은 직원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다.

월가의 몰락에서 보듯 외적 보상은 방식이 어떻든 한계가 분명하다. 미국 비디오·게임 렌탈체인 무비갤러리는 직원들에 대한 내적 보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사례다. 지난해 5월 파산 위기에 몰렸을 때 이 회사의 셰리프 미타이어스 CEO는 직원들의 이탈을 막고 사기를 높이기 위해 고객 중심의 직원 교육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은 고객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방식을 배웠고 새로운 전략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당연히 계속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되찾았다. 미타이어스는 "매일 무언가 가치 있는 일을 하고자 하는 욕구를 끌어내는 게 가장 큰 보상"이라고 강조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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