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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영 GM 부사장이 27일(현지시각) 미국 디트로이트 GM 본사에서 한국산업은행과 한국 정부가 GM대우에 먼저 지원하지 않는다면 GM 본사로서는 지원할 방안이 없다고 말 하고 있다./연합 |
GM대우가 생사기로에 놓였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미국 GM본사의 지원이 없이는 추가로 내놓을 돈이 없다고 버티고 있고, 청와대는 끊임없는 구애에도 반응이 없다. 외국인 임직원이 210명이나 되는 ‘외국 회사’에 세금을 투입할 필요가 없다는 비판여론까지 들끓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GM이 한국 측 지원이 없을 경우 본사 역시 지원 방법이 없다고 버티기로 나섰다. GM대우가 엄청난 재정난에 빠질 것이라며 사실상 손을 떼겠다는 공식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GM의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레이 영은 27일(현지시각) 디트로이트 본사를 찾은 한국 기자단에게 이 같은 내용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레이 영 부사장은 “GM도 미국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해외에 돈을 투자할 수 없다. GM대우에 새로 투자를 하려면 재무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적자금을 받았으니 미국 내에서만 사용해야 해서 줄 돈도, 줄 방법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도 지원하지 않는 상황이 될 경우 GM대우는 엄청난 재정적 어려움에 빠질 것이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나 산업은행이 먼저 지원하지 않을 경우 GM대우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는 산은이 밝힌 GM의 선지원 방침을 정면 거부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미국 GM 본사의 보장과 지원이 우선돼야 유동성 지원을 고려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지식경제부가 지난 1월 완성차 5사를 3사로 재편하는 안을 검토한 바 있어 GM 본사가 ‘벼랑 끝 작전’을 계속 펼 경우 GM대우는 파산할 수도 있다.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 간의 기 싸움으로 번질 경우 폐기처분했던 ‘살생부’가 되살아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닉 라일리 GM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사장은 지난 20일 상하이모터쇼에서 “산업은행이 (GM대우에 대해) 장기적 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6월 말까지 유동성 위기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도 지난 2일 서울모터쇼에서 “올해 2분기에 GM대우의 유동성이 우려된다”며 위기가 눈앞에 다고 오고 있다고 우려했었다.
반면 GM대우 고위 관계자는 “레이 영 부사장 발언의 의미는 미국 정부가 GM에 투입한 자금은 미국 내에서 사용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GM대우를 직접 지원할 방안이 없다는 뜻이다. 해외 현지 기업은 현지 정부와 은행이 유동성 지원을 통해 살려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한 것이지 산은의 제안을 공식 거부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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