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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크라이슬러 자구책 "너무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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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2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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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위기에 몰린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가 최근 내놓은 자구책이 '사후약방문'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새로운 구조조정안이 두 회사의 장기적 생존을 이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CNN머니는 27일(현지시간) GM과 크라이슬러가 최근 발표한 자구책으로 당장의 위기는 모면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구조조정의 규모가 너무 작고 때도 이미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GM은 이날 440억 달러의 부채를 해소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생산 공장과 인력뿐 아니라 자동차모델도 대폭 감축하기로 했다.

GM은 우선 내년까지 공장 근로자(노동조합 소속 기준) 2만1000여명을 추가 감원하고 같은 기간 자동차 판매상(딜러)도 3605명으로 42% 줄이기로 했다. 당초 딜러는 오는 2014년까지 34% 줄일 계획이었다.

아울러 GM은 80년 전통의 대표 브랜드인 폰티악 라인을 폐쇄하고 채권단에 270억 달러 규모의 무담보 채권을 출자전환해 줄 것을 제안했다.

이번 구조조정안은 지난달 3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다음달 말 데드라인을 앞두고 나온 중간 결과물이다. 새로운 자구책에 대해 채권단과 정부, 노동조합으로부터 동의를 얻지 못하면 GM은 정부 주도 아래 파산보호신청 절차를 밟게 된다.

크라이슬러도 전날 전미자동차노조(UAW)와 퇴직자들에 대한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등의 내용을 담은 자구안에 대해 노사합의를 이끌어 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한 합의 내용에 따르면 크라이슬러는 노조가 운영하는 퇴직자용 건강보험신탁기금에 대해 45억9000만 달러의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크라이슬러가 마주한 상황 또한 그리 밝지 않다. 이탈리아 자동차 메이커인 피아트와의 제휴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이며 70억 달러 규모의 채권에 대한 금리를 대폭 할인하는 것에 대해서도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시장에서는 GM과 크라이슬러가 보다 강도 높은 자구책을 통해 회생 의지를 피력했지만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밥 슐츠 스탠더드앤푸어스(S&P)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가 미 정부가 제시한 데드라인을 무사히 넘겨 당장 파산은 피하더라도 영원히 도산 위험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며 "정부 또한 부실한 기업에 대해 마구 돈을 퍼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수위를 아무리 높여도 두 기업이 그동안 키워온 부실을 해결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케빈 타이난 아거스리서치 애널리스트도 "미 자동차업계는 글로벌 경쟁에서 크게 뒤쳐져 있다"며 "이같은 자구안만으로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지는 않으며 경기에 따른 소비 경향을 파악해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자동적으로 키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쉘리 롬바드 지미크레디트 애널리스트 역시 "두 기업의 회생 여부는 사실상 이들 기업의 통제권을 벗어나 있다"며 "구조조정을 하고 또 하더라도 자동차 판매가 회복되고 부채가 '제로' 수준으로 즐지 않는 한 GM과 크라이슬러는 생존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는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 GM과 크라이슬러의 개혁안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며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론도 있다.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특정 브랜드를 집중 육성하면 '빅3' 맏형과 막내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 리서치업체인 TNS노스아메리카의 링컨 메리휴 대표는 "개혁안이 비록 늦기는 했지만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늦지는 않다"고 말했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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