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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회복? No! 지금은 '미니버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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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0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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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종 경제 지표의 호전과 일부 실물 경제 지수가 상승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경기가 회복됐다기 보다는 저점을 찍은 경기가 잠시 개선되는 일종의 '미니버블'이란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3일 한국은행 및 금융권에 따르면 환율 및 외환보유고, 제조업 체감 경기 등 경제 지표들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금융불안 여파로 지난 3월 6일 장중 1597.00원까지 찍었던 원ㆍ달러 환율은 3개월이 지난 2일 현재 357.71원 급락한 1239.29원을 기록 중이다. 리만브라더스 사태가 터진 9월 중순 환율(지난해 9월 16일 기준 1158.8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지난달 외환보유액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142억9000만달러)하며 2267억70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9월(2396억7000만달러)에 가까워졌다.

일부 실물경제 지표도 오르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4로 전달 대비 5포인트 상승하며 석 달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8월(75)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부도업체 수 역시 9월 203개에서 10월 321개로 급증한 뒤 등락을 거듭하다 올 1월부터는 4개월 연속 하락해 219개로 줄었다.

또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전분기 대비 0.1% 오르며 OECD 국가 중에 유일하게 상승세를 띄며 경제 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은이 5월에만 통안증권을 35조원 어치나 발행하며 유동성을 조정한 것도 기대감을 상승에 일조했다.

이 같은 지수 상승에 시장 참여자들의 경제 회복 기대감이 커지며 시중자금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코스피는 1412.85(2일 종가 기준)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9월 16일 종가기준 1387.75)을 이미 넘어섰다. 시중 자금이 증시로 몰리며 지난해 11월 20일 948.69로 최저점을 찍은 지 반년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채권 금리 역시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16일 7.09%였던 회사채3년물(AA-) 금리는 7.73%(1월 2일 기준)까지 올랐다가 4.97%(2일 기준)까지 하락했다. 반면 국고채(5년물) 금리는 지난해 9월 16일 5.55%였던 것이 꾸준히 하락해 1월 2일 3.79%까지 떨어졌다가, 4.69%(2일 기준)로 다시 올랐다.

곽영훈 하나금융연구소 연구분석실장은 "경제 시스템이 무너졌고 특별한 호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일부 지수가 비이성적으로 빨리 회복되고 있다"면서 "경제회복 기대감이 퍼지며 미 국채 금리가 오르는 등 시장의 자본이 보다 리스키한 곳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제 회복 기대감 확산으로 소비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소비심리지수(CSI)는 105로 전달의 98 대비 7포인트 상승하며 1분기(102) 이후 1년 만으로 기준치(100)를 넘어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힘들며 지금은 경제가 후퇴했다 되돌아올 때 발생할 수 있는 '미니버블'이라고 현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최근의 지수들을 살펴보면 마치 빠르게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실물 경제는 회복되고 있지 않아 실물과 금융의 괴리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금융시장만 보고는 실물 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거라고 오판해서는 안되며 심리적 기대감으로 BSI, CSI 등이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제성장률이 상승한 것도 지난해 4분기 5.1%나 GDP가 하락한 데 따른 반작용적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세계적 경기 침체로 수출입이 급감해 일 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391억4000만달러로 전분기(2008년 4분기)의 441억6000만달러 대비 11.4% 감소했다.

가계신용 잔액도 683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688조2463억원) 대비 4조5935억원(0.7%) 줄어 5년 9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전용식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실업률이 개선되는 등의 실물경제 개선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일본의 경우 장기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여러 차례 경기 회복 신호를 봤지만 이내 다시 꺼지는 미니버블 붕괴를 겪은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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