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호황…'월마트의 기적'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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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10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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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가상품+고급 이미지…고소득 고객 유치 성공

   
 
마이클 듀크 월마트 최고경영자(CEO)
불황으로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소매업체들은 보통 저가전략으로 공세를 펼친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하던 스타벅스는 저렴한 인스턴트 커피를 선보였고 코치나 구찌 등 명품 브랜드도 잇따라 저가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소비자들은 당연히 고급 브랜드를 선택하기 마련이고 기존 할인 소매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 최대 할인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최근 저가 이미지를 바탕에 두고 동시에 고급화를 추구하는 전략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8일자 최신호에서 마이클 듀크 월마트 최고경영자(CEO)가 가격과 품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며 그의 전략을 소개했다.

지난 2월부터 월마트를 이끌기 시작한 듀크 CEO에게 2008년은 그야말로 기적같은 한 해였다. 세계적인 경기후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월마트는 매출 4010억 달러, 순익 134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지난해 월마트 매출 증가분의 25%를 신규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였다는 점이다. 또 처음 월마트를 찾은 고객의 평균 연봉은 5만 달러로 기존 고객보다 높은 소득수준을 보였다.

신규 고객들의 씀씀이 역시 기존 고객보다 컸다. 월마트 집계에 따르면 이들은 매장을 한 번 방문할 때마다 기존 고객보다 평균 40%를 더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즈니스위크는 월마트의 기적을 일궈온 듀크 CEO의 전략이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월마트가 가격 경쟁력만 내세워 그저 그런 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경기가 살아 났을 때 눈높이를 되찾은 신규 고객을 붙잡아 두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전략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듀크도 전략을 가다듬었다. 월마트가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기존 이미지를 유지하되 상품과 서비스, 매장 인테리어를 고급화한다는 전략이다. 소비자들 사이에 월마트가 싸지만 좋은 품질의 상품을 제공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듀크는 이른바 '프로젝트 임팩트'라는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에 따라 우선 16억 달러를 들여 연내에 미 전역 3600개 점포 중 600곳의 인테리어를 개조할 예정이다. 또 기존의 높은 진열 선반을 낮추고 조명도 밝게 바꿔 상품을 돋보이게 할 방침이다.

품질은 떨어지면서 난잡하게 종류만 많던 상품의 수 역시 대폭 줄인다. 엄선된 품질의 상품을 선보여 고급 이미지를 극대화하려는 취지다. 하지만 취급하는 제품군은 델과 소니 등의 최신 전자제품에서부터 의류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유지할 계획이다.

관리해야 하는 재고와 상품 수를 줄여 확보한 여력은 고객 서비스 향상에 쏟아붓는다. 또 '친절하고 빠르며 깔끔한' 고객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매장 매니저의 사무실을 고객 응대가 용이한 프론트로 옮기고 서비스 설문조사에 따른 인센티브제도 제한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납품업자들은 월마트의 새 전략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상품 종류의 단순화 전략으로 상품 수가 최대 15%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월마트에 공급하는 상품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소매업체들의 경우 매출 급감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뉴저지주 이스트루스포트시의 월마트 매장에 건강 및 미용제품을 납품하는 CCA인더스트리의 경우 전체 매출의 44%를 월마트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올 초 월마트가 이 업체의 치약제품을 매장에서 빼내 이 회사는 큰 손실을 입었다.

또 소매업체들이 매장에 제품을 계속 공급하더라도 월마트가 이들 상품에 대한 광고 비용을 요구해 힘들기는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JP모건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업체들이 월마트의 매장 내 TV광고에 자사의 제품을 실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기 힘들어 억지로 참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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