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관광객들로 넘쳐났던 명동 일대가 눈에 띄게 한산해졌다. 신종플루와 엔저현상까지 겹치면서 일본인 쇼핑 관광객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엔고 수혜’로 불황에도 짜릿한 매출 고공행진을 누렸던 관련 업체들은 이달 들면서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판매 저조로 애를 먹고 있다.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의 경우 1~3월에는 평균 30%대를 유지했지만 5월에는 10%대로 떨어졌다. 명동 일대 호텔들도 타격이 크다.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지난달 일본인 관광객이 4월에 비해 30% 줄었고, 웨스틴조선호텔도 전체 투숙객 중 일본인 비중이 1분기 평균인 40%에서 지난달 25% 정도로 감소했다.
일본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던 명동 화장품 브랜드숍 매장도 한가한 모습이다.
명동의 한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엔고로 일본인 관광객 특수를 톡톡히 누리던 3~4월에는 한 달에 10억 원을 벌기도 했지만 지금은 40% 이상 매출이 줄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역 여행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일본에서 신종 플루 확인환자가 급증하고 한국에서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일본인 단체관광객들의 부산방문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계속되던 ‘일본인 특수’가 사그라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인 효과가 끝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아쉬워하며 한숨만 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제 일본인 관광객 특수가 사라진 만큼 국내 고객들을 상대로 진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명동 일대의 백화점, 호텔, 중저가 화장품 매장 등이 일본 관광객 특수를 누린 것은 사실이지만 이 거품이 빠졌을 때 얼마나 경쟁력이 있느냐가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엔고’에 편승해 주로 쇼핑을 하러 한국을 방문하던 현재의 모습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와 제품 개발로 진검 승부를 펼쳐야 할 때가 왔다.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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