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는 10일 모회사 셀런 및 관계사 셀런에스엔과 공동으로 한글과컴퓨터 인수를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삼보의 하드웨어와 한컴의 소프트웨어가 합쳐진 올해 컴퓨터 업계의 최고 인수합병(M&A)이다.
한컴의 지분 29.34%를 보유한 프라임그룹은 이 가운데 28%를 삼보에 매각했다. 양측은 매각규모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500억원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삼보 관계자는 “인수합병 시장이 변수가 많고 급박하게 진행되다 보니 프라임그룹과 비밀리에 협상을 추진해왔다”며 “일주일 후 한컴과 본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보는 한컴 인수를 통해 하드웨어의 경쟁력과 소프트웨어를 융합해 강력한 파워를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또 두 브랜드의 인지도를 결합해 공공부문의 PC 시장의 점유율을 30%까지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특히 내년부터는 디지털 교과서 사업자인 한컴을 앞세워 디지털 교육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2013년까지 교육용으로 특화된 전용 디바이스를 개발해 400만대 이상의 신규 수요를 창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한 신규 플랫폼 개발에도 나선다.
디지털 영화 서비스와 모바일 매칭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는 셀런에스엔은 삼보의 디바이스와 결합한 웹하드 서비스(파일저장, 보안관리 서비스)와 한컴 모바일 에디션(O/S) 등을 결합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영민 삼보컴퓨터 대표는 “이번 인수는 대한민국 IT를 대표하는 두 기업의 만남”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전문성이 강화되고 대외적으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통성을 갖춘 IT기업으로 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한컴 인수 의지를 밝힌 누리텔레콤 자회사인 넥스지는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삼보의 한컴 인수 발표 하루 전만해도 넥스지 고위직 관계자는 “한 달 이내 긍정적인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넥스지는 프라임그룹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컴은 매각 사안에 대해 결정된 게 하나도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넥스지가 한컴 인수를 실패한 것은 삼보가 내세운 파격적인 조건에 밀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넥스지는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프라임그룹과 협상을 벌여왔으나 결국 삼보에게 한컴을 양보해야만 했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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