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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23일 첫 발행…생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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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1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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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 5만원권이 본격적으로 발행되면 우리 경제 생활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기관은 10만원권 수표의 수요가 감소하는데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소비자들은 1만원짜리 지폐를 여러 장 지니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없앨 수 있다.

하지만 상품·서비스 가격이 오르고 뇌물수수와 지폐위조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의 부작용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 10만원권 수표 수요 줄어들 듯

은행들은 5만원권이 발행될 경우 10만원권 자기앞수표 사용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수표 발행, 지급, 정보교환, 전산처리 및 보관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5만원권를 인식할 수 있는 자동화기기(ATM)를 도입하는데 대당 500만~600만원이 필요한 것은 부담이지만 은행권은 수표 발행 감소에 따른 비용 절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1만원권 발행 비용도 줄어들 전망이다. 화폐발행액의 90% 가량에 달하는 1만원권 발행 수요를 5만원권이 상당 부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5만원권 발행으로 10만원권 수표와 1만원권 현찰 사용이 줄어들면 은행의 수표 발행 비용과 한은의 화폐발행 비용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5000원권과 헷갈리면 곤란

5만원권 신권은 황색 계열로 5000원권과 색깔이 비슷해 소비자들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지난 2007년에도 1000원권이 푸른색 계통으로 바뀐 후 녹색 계통의 1만원권과 혼동해 사용하는 사례가 있었다.

1만원권을 1000원권으로 착각하고 지불할 경우 손해액은 9000원이지만 5만원권을 5000원권으로 착각하면 손실액은 4만5000원이나 된다.

◆ 고액권 발행, 물가에 영향없나

고액권이 발행되면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우선 5만원이라는 액수가 1만원이나 10만원처럼 제품이나 서비스에 책정되는 가격대의 한 기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업체들이 제품의 용량과 성능을 개선하면서 4만5000원짜리 상품을 5만원대로 인상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음식값도 마찬가지다. 가격 변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서비스업의 경우, 5만원짜리 상품을 개발해 자연스럽게 가격 상승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한은은 "유럽에서도 유로화 고액권이 나왔으나 물가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5만원권 발행이 물가를 자극한다는 주장은 논리적 근거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 뇌물수수 '간소화' 우려 지속

고액권의 등장으로 뇌물수수가 쉬워질 수 있다.

2002년 대통령 선거 때 사용된 사과상자에는 현금 5억원, 007가방에는 1억원이 들어갔다. 하지만 5만원권을 사용한다면 사과상자에는 25억원, 007가방에는 5억원이 들어간다.
 
또 5만원권이 10만원권 수표보다 가벼워 뇌물수수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고액권 발행이 뇌물수수나 비자금조성, 범죄수단 등으로 사용돼 불법적·음성적 거래를 조장하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은은 "고액권을 활용한 뇌물 수수에 대비해 금융정보분석원의 보고 시스템이 개선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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