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대법원이 크라이슬러가 주요 자산을 피아트 등이 대주주가 되는 신설 법인에 매각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써 크라이슬러의 구조조정이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대법원은 이날 발표한 명령서에서 "크라이슬러의 주요 자산 매각에 대한 긴급유예를 신청한 인디애나주 연기금 등 채권자들이 유예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8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내린 매각에 대한 한시적 보류 조치는 무효"라고 밝혔다.
대법원의 결정으로 크라이슬러의 자산 매각을 추진해온 오바마 행정부와 크라이슬러의 전철을 밟고 있는 제너럴모터스(GM)는 한시름 놓게 됐다.
백악관은 대법원 결정 후 성명을 통해 "이제 크라이슬러와 피아트의 연합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크라이슬러가 생존 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자동차업체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밝혔다.
소식통들은 이날 대법원 결정에 따라 피아트 측이 10일이나 11일 크라이슬러의 주요 자산 매입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자산 매각 후 새로 설립되는 크라이슬러그룹은 피아트가 20%, 미 정부 9.85%, 캐나다 정부 2.46%, 전미자동차노조(UAW)가 67.69%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게 된다.
앞서 인디애나주 연기금 등 일부 채권자들이 크라이슬러의 자산매각을 승인한 파산법원의 판결을 유예시켜 줄 것을 요구하자 대법원은 전날 승인을 보류했다.
대법원의 매각 승인과 아울러 이날 미 파산법원은 크라이슬러의 딜러 감축 방안도 승인했다. 이로써 크라이슬러는 전체 3200개의 딜러망 가운데 789개를 감축할 수 있게 됐다.
한편 GM은 이날 올여름 말께 미 통신기업 AT&T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에드워드 휘태커 주니어를 GM의 새 회장으로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켄트 크레사 현 임시회장은 GM의 파산보호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만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휘태커는 지난 2005년 SBC커뮤니케이션스를 이끌며 AT&T를 인수했다. 이후 통합 기업의 사명을 AT&T로 고치고 회사를 미국 최대 통신업체로 성장시켰다.
미 재무부가 GM 이사진의 전면개편을 지시한 가운데 휘태커는 회장에 취임해 재무부 감시 아래 대규모 구조조정을 이끌게 된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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