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를 국제 금융ㆍ물류 중심으로 만드는 것은 비밀." 중국 정부는 상하이를 2020년까지 국제 금융ㆍ물류 중심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아한 점은 이런 사실을 공무원이 대외적으로 언급하지 못 하도록 한 것. 이처럼 국가 차원에서 입단속이 이뤄진 것은 금융ㆍ물류 중심 선정에서 밀린 도시가 반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과 텐진, 선전도 금융ㆍ물류 중심에 눈독을 들여 왔다. 상하이에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이들 도시도 금융ㆍ물류 산업을 다음 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꾸준히 공을 들였다. 홍콩도 서운하긴 마찬가지다. 중국 국무원은 2020년까지 상하이를 국제 금융ㆍ물류 허브로 육성한다는 안건을 올해 3월 심의ㆍ의결했다. 이때 중국 정부는 상하이ㆍ홍콩간 상호 보완ㆍ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상하이가 국가 차원에서 육성된다는 점은 홍콩을 위협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단 1개 도시만 골라 국제 금융ㆍ물류 중심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상하이에 금융ㆍ물류 중심을 내준 여타 도시가 반발할 수 있지만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던 것이다. 도시간 갈등이 심화될 우려도 있었지만 중국 정부는 국가 전체 이익을 먼저 생각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두 도시를 동시에 금융 중심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2015년까지 동북아 금융 중심지를 구축한다는 목표 아래 서울 여의도와 부산 문현지구를 나란히 중심 도시로 뽑았다. 이는 지역 안배 차원일 수 있다. 하지만 복수 지정이 실효성을 훼손할 공산이 크다.
정부는 힘을 한곳에 모아도 경쟁국을 제치기 어려운 현실을 외면했다. 힘이 분산되면 그만큼 추진력도 떨어진다. 지금도 한국은 아시아 경쟁국에 한참 밀려 있다. 씨티오브런던코퍼레이션이 3월 발표한 전세계 금융센터지수(GFCI)에서 서울은 62개 도시 가운데 53위로 34위인 상하이에 20계단 가까이 뒤쳐졌다.
금융산업은 미래 국가경제를 이끌 핵심 성장동력이다. 지역 이기주의나 정치적 이유로 힘이 분산되선 안 된다. 장기적인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힘을 한데 모아야 한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