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위원회가 4일 202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로 3개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에 대해 산업계는 대체로 감축목표가 확정되면 적극적으로 이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획일적 감축목표를 설정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 부정적 견해가 나오는 등 업종별로 반응이 엇갈렸다.
지난달 20일 '녹색경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온실가스 감축은 국제적 트렌드이고, 이를 피하고는 기업이 생존하기가 어렵다"며 정부가 추후 확정할 목표치 이상을 달성한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13년까지 총 5조4000억원을 투자해 사업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매출 원단위 기준으로 작년 대비 50% 감축하고, 제품의 에너지효율도 40% 개선해 총 8500만t의 온실가스를 줄일 계획이다.
또 2013년까지 글로벌 환경마크 인증 기준 이상의 친환경 제품을 100% 출시할 예정이다.
온실가스 감축 경영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LG전자도 올 상반기에 제품생산과 사용단계에서 총 210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한 데 이어 2020년까지 제품사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연간 3000만t씩 줄여나갈 방침이라며 정부가 내놓는 감축안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친환경차 개발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기아차 측도 "어떤 기업도 세계 각국의 저탄소 정책에 위배하는 사업을 벌일 수 없다"며 "우리는 제품과 생산시설 모든 측면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이 특히 많은 철강과 석유화학 등의 업종은 내심 "업종 특수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철광석과 코크스를 고로에 투입해 녹이는 제선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이 불가피한 포스코나 내년부터 고로사업을 시작하는 현대제철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어떻게 설정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시나리오에 산업별 특성이 어떻게 반영됐는지 알 수 없어 정확한 판단은 어렵다"면서도 "비용부담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도 "세부내용이 없어 제시된 목표치가 합리적인지는 판단이 곤란한 상태"라면서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녹색위의 3개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부담이 적은 안도 2020년까지 2005년 배출량에서 8%가량 늘어나는 정도지만 포스코의 배출량 증가세는 이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전기로만 운영해온 현대제철도 내년부터는 고로를 가동할 예정이이서 감축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석유화학업계도 비슷한 처지다.
LG화학 관계자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전 국가적 온실가스 감축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전제하면서 "산업별 특성을 감안해 각 시나리오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어떤 시나리오로 결정되더라도 기업입장에서는 규제이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수출형인 국내 화학 산업이 중국, 중동 지역의 신설공장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이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획일적 감축 목표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있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제한하는 방식은 에너지 다소비 제조업 중심의 우리 산업구조에서는 해당 산업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켜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 방식의 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