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결과를 심층분석한 결과, 북한의 태도에 의미있는 변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국제사회의 공조 하에 대북제재 기조를 유지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이번 주초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6자회담 관련국들에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결과 디브리핑(Debriefing) 내용과 심층분석 결과를 상세히 설명한 뒤 이같이 의견을 조율했다고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한 고위 외교소식통은 "미국으로부터 방북결과에 대한 디브리핑을 모두 받았다"고 전제하고 "우리가 통보받은 내용으로는 북한의 태도에 특별한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지금의 대북 대응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5일 3시간 넘게 이어진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미국이 대북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고 북.미 수교를 포함한 관계 정상화에 나서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지난 50년 동안 했던 얘기를 다시 반복한 것으로 안다. 미국이 관계개선에 나서면 비핵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한 수준"이라며 "관계개선에는 북.미 관계정상화나 북.미 수교라는 개념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클린턴 전 대통령의 디브리핑에는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직접 희망했다는 내용은 포함돼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가 이같이 입장을 정리함에 따라 북한이 '비가역적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동의를 표명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필립 골드버그 미 대북제재 조정관은 지난 4일 러시아를 방문한데 이어 이번 주말 한국과 중국을 순차적으로 방문, 제재이행 상황을 협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비가역적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 양자 직접대화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북한의 대응여하에 따라서는 북핵사태가 북.미 대화국면으로 급격히 전환될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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