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2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사마다 다른 평가로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
이 회사 실적을 대체로 어닝서프라이즈로 평가하고 있지만 과대평가를 경계하란 의견도 만만치 않은 탓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앞서 12일 2분기 실적을 내놨다. 이후 국내 16개 증권사 가운데 13개사는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하거나 매수 또는 비중확대 의견을 내놨다. 반대로 삼성ㆍ하이투자ㆍUBS증권 3개사는 투자의견 보유 또는 중립을 유지한 것이다.
기아차는 2분기 본사기준 매출액 4조6764억원, 영업이익 3303억원, 당기순이익 347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매출 8조1788억원, 영업이익 4192억원, 당기순이익 4445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시장에서 상반기 기아차 영업이익을 2000억원 미만으로 예상해 온 만큼 어닝서프라이즈에 해당했다. 하반기 역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투자의견과 적정주가 상향이 잇따를 만했던 것이다.
실제 한화증권은 기아차에 대해 오히려 현대차보다 높은 이익창출력을 나타내고 있다며 적정가를 1만60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하고 매수 의견을 내놨다. 다른 증권사 역시 비슷한 이유로 투자의견과 적정가 상향에 나섰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 평가는 2분기 기아차 실적에서 해외법인 손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으로 뒤집어지고 있다.
이기정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기아차 본사 영업이익이 3300억원으로 견조한 수준을 기록했다"면서도 "해외법인 누적손실로 연결 영업이익 개선은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고 말했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해외법인 손실을 포함하면 상반기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정도에 불과하다"며 "본사만 보면 실적을 과대평가하는 착시에 빠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오히려 대규모 손실을 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금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 3303억원엔 1분기 2300억원과 2분기 2840억원으로 추산되는 해외 자회사 누적손실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기아차는 작년 상반기 해외 누적손실을 본사 판매관리비 가운데 해외시장 개척비로 보전해 영업이익에 반영했다"며 "올해에도 같은 회계 방식을 적용했다면 2분기에 오히려 184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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