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곳으로 가시길"..눈물의 하의도
광주·전남 눈물속에 영면 기원
서울광장·여의도 주변 등 인파 몰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린 23일 이른 아침부터 전국 곳곳의 분향소마다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특히 서울광장 등 도심과 여의도 국회 주변에는 오전 일찍부터 고인의 운구행렬을 보려는 인파가 몰려들어 추모 분위기를 조성했다.
특히 서울광장 주변에는 시민들은 영결식을 앞두고 광장 주변에 설치된 플래카드에 근조 리본을 달거나 추모의 뜻이 담긴 메모지를 붙였다. 또 일부 시민은 광장 한쪽에 컬러 양초를 배치해 '민주주의 수호'라는 글자를 만들어 놓기도 했다.
오후 2시부터 영결식이 시작되자 추모객들은 서울시청 건물에 달린 전광판과 민주당 측 무대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을 통해 영결식 장면을 차분하게 바라봤다. 시청 주위를 지나가던 시민들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전광판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대한문 앞에도 1000여명의 시민들이 앉아 영결식을 지켜봤다.
이희호 여사는 운구차가 서울광장을 지나칠 때 잠시 하차해 시민들에게 국장 기간중 보여준 추모 열기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는 섬의 큰 인물이자 한국 현대사의 '거목'을 보내는 마지막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마을 주민과 조문객 200여명은 23일 오후 하의면사무소 앞 마당에서 대형 모니터로 영결식을 지켜보며 눈물 속에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영결식을 마친 운구행렬이 국회를 떠나자 면사무소에 모인 주민들도 마지막으로 김 전 대통령을 보내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광주 옛 전남도청에 마련된 광주시민 합동분향소 옆에도 대형 모니터가 설치돼 300여명의 시민이 영결식 장면을 지켜봤다.
김 전 대통령과 희로애락을 함께 한 중·장년층 시민들은 조사가 낭독되자 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으며 종교의식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손을 모으고 안식을 기도했다.
영결식 중에도 시민들은 무더위와 길게 늘어선 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순서를 기다려 영정 앞에 헌화·분향했으며 행인들도 걸음을 멈추고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글귀와 김 전 대통령의 얼굴이 인쇄된 옛 도청 외벽의 대형 걸개그림을 보고 애도했다.
목포역 광장에 1000여명이 모인 것을 비롯해 모교인 목포 전남제일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등 고인의 흔적이 있는 곳에 설치된 분향소마다 수백, 수천여명이 몰려 방송 화면에 맞춰 헌화·분향, 종교의식 등을 함께 하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이날 영결식이 진행되는 가운데 모두 4만8000여명이 조문한 경기도 내 68곳의 분향소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 설치된 분향소마다 국화꽃을 든 추모 발길이 계속됐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설치된 분향소에도 이른 아침부터 전국에서 관광버스 등을 타고 온 가족단위의 많은 조문객들이 길게 줄을 지어 김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었다.
지역의 관공서를 비롯한 주요 기관은 국장 마지막 날까지 조기를 다는 한편 대규모 행사를 자제하면서 추모 분위기를 이어갔다.
김 전 대통령 광주·전남 추모위원회는 이날 저녁 옛 도청 앞 광장에서 추모문화제를 열 예정이며 삼우제 기간인 25일까지 분향소에서 계속 조문객을 받기로 했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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