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05년 포기했던 휴대폰 제조업에 사촌형인 최신원 SKC 회장이 야심차게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SK그룹의 휴대폰 사업 재진출 배경과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시스가 휴대폰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SK텔레콤 등 SK그룹 계열사와의 협력 관계가 필수다.
KT(KTFT)와 LG텔레콤(LG전자)은 이미 서비스-제조의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SK텔레시스의 휴대폰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따라서 당분간 SK텔레시스의 휴대폰 파트너는 SK텔레콤이 유일할 것으로 보인다.
윤민승 SK텔레시스 전무는 "앞으로 2~3년 동안은 SK텔레콤에만 휴대폰을 공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연간 출시 모델이 2~3개 정도이기 때문에 KT와 LG텔레콤에 납품할 여력도 없고 이들이 받아주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그룹이 4년 전 휴대폰 제조업을 포기한 이유에서 SK텔레시스의 사업 진출 배경을 찾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텔레텍을 통해 '스카이'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정착시켰다. 하지만 이통업계의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제조업 계열사를 보유하다 보니 정부의 규제가 많았다.
불공정 거래 의혹도 있었고 공급 대수에 대한 제한도 있어 휴대폰 제조업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 같은 이유에서 SK텔레콤 계열이 아닌 SKC의 계열사인 SK텔레시스가 휴대폰 사업에 진출한 것은 서비스와 제조의 '계열분리'라는 배경이 깔려 있다.
SK텔레콤은 SK텔레시스의 휴대폰 사업 진출에 대해 상호 지분 관계도 없고 수장도 다르기 때문에 자사와 무관하게 진행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SK텔레시스의 휴대폰 사업 안착이 SK텔레콤과의 관계 속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SK그룹 차원의 지원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시스의 휴대폰 브랜드인 'W'가 공식 발표된 지난 27일 오후에는 최 회장과 손길승 SK텔레콤 부회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김신배 SK C&C 부회장 등 SK그룹 주요 인사들이 모여 'W' 브랜드의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SK그룹에서 SK텔레시스의 휴대폰 사업에 그만큼 관심을 갖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SK텔레시스는 오는 10월경 W의 첫 제품인 풀터치폰을 출시하고 월 3만대 정도를 SK텔레콤에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애프터서비스(AS)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광역시와 중대형 도시에 직영센터 15개를 만들고 나머지는 SK네트웍스서비스(주)의 AS센터를 이용하기로 했다.
결국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 등 그룹 계열사들의 지원 없이는 SK텔레시스 휴대폰 사업의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시스가 삼성전자, LG전자가 버티고 있는 휴대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SK그룹의 휴대폰 시장 재도전을 의미한다"며 "SK텔레시스가 SK텔레콤 등의 지원을 받아 'W' 브랜드를 '스카이' 만큼의 레벨로 끌어 올릴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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