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1600 돌파의 일등공신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이들 두 기업의 세계 시장 내 경쟁력이 한 단계 높아진 만큼 추가 상승세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대부분이지만, 외국인들의 이들 종목에 대한 시각이 변화할 조짐을 보이는 것은 불안 요인이 아닐 수 없다.
14일 삼성전자는 지난 주말보다 2만9000원(3.66%) 낮은 76만4만6000원을 기록했고, 현대차는 2000원(1.94%) 오른 10만5000원으로 마감했지만 오전 한때 10만원선을 밑돌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한때 사상 최고가인 80만원에 도달했고, 현대차 역시 지난 2일 사상 최고가인 11만8000원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이들 종목의 최고가 기록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이들에 대해 팔자에 나서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1일에도 외국인들은 1만3000여주를 순매도했고, 이후 8일까지 총 38만주 이상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현대차도 마찬가지여서 지난 2일 51만주 이상 순매도한 외국인들은 지난 11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같은 기간에 310만여주를 팔아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47.08%까지 높아졌던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 주말 46.92%까지 낮아졌고, 현대차의 외국인 비중 또한 34.00%까지 올라갔다가 32.59%로 내려섰다.
이날 외국인들의 대형주 순매수 규모는 1954억원이었지만 삼성전자가 속한 전기전자업종에서는 71억원의 순매수에 그쳤고 현대차가 포함된 운수장비업종에서는 오히려 6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그동안 다른 업종에 비해 이들 종목을 많이 사들였던 상황에서 차익실현 욕구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달들어 하락세를 보인 원·달러 환율이 이 욕구를 부채질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상승 흐름을 타는 동안 "외국인이 전기전자와 자동차 업종에 대해 시가총액 비중 이상으로 매수를 해 왔지만 지난 10일과 11일 이틀 동안에는 시가총액 비중보다 적게 사들였다"며 환율과 차익실현 욕구가 맞물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1249.80원이었지만 이후 계속 하락해 지난 11일에는 1221.80원까지 내려갔다가 이날에는 1255.10원으로 소폭 반등했다.
현대차에 '보유'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하이투자증권 최대식 연구원은 "현대차 주가의 평가승수와 환율은 전형적인 역상관 관계"라며 "올해 현대차 영업실적의 기반에 환율이 있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주가를 판단하는데 환율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외국인이 주도업종 자체를 바꾸려는 분위기 또한 삼성전자나 현대차에 우호적이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비중보다 6.9% 더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외국인들의 매수가 적극적으로 나오기 쉽지 않은 상태임을 의미할 수 있다"며 "단기 매매를 목적으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의 경우 이탈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