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산업에디터 겸 IT미디어부장 |
현재 추진되고 있는 통신요금 인하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시외전화 요금제도를 없애 시내·외 구분 없이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시회전화 요금은 30년 만에 폐지되는 것으로 시내·외가 통합되면 약 80% 정도의 요금 인하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외요금은 현재 발신지를 기준으로 30km 이상 떨어진 지역에 대해서 부과되고 있다. 시외 요금은 3분당 250~261원으로, 시내 요금의 분당 39원 보다 6배나 더 비싸다.
시내·시외가 통합되면 3분당 한 통화에 지금처럼 39원의 요금이 부과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테넷 전화요금 수준으로 내리는 것이다.
이동전화 요금도 대폭 인하된다. 우선 2년 이상 약정 가입할 경우 기본료와 국내 통화료를 10∼20% 할인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지금처럼 번호이동이 빈번하지는 않을 것이다. 장기적인 이용자가 늘어나게 된다.
현재 3만∼5만5000원 수준인 이동전화 가입비도 1만∼1만5000원씩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SKT의 경우 가입비가 5만5000원이고 나머지 회사는 3만원을 받고 있는데 가입비가 인하되면 소비자들에게 이득이 돌아간다.
정부는 또 이용자가 미리 일정 금액을 내고 그 금액 한도에서 통화하는 선불요금제를 활성화할 방침이라고 한다. 현재 5000원인 선불요금제 기본료를 더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은 방송통신위원회와 업계가 의견을 조율중인데 이번주 중으로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요금조정으로 7~8%의 통신비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해 저소득층 이통료 감면 및 결합상품 판매 등을 통한 10% 인하를 감안하면 당초 정부 목표였던 통신비 20% 인하에 근접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의 이번 요금 조정은 국민에게 큰 혜택이 돌아갈 것이 분명하다. 당장 시외전화를 많이 쓰는 사람의 혜택은 더욱 클 것이다. 국민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있었던 어떤 요금인하보다 파급효과가 피부에 와 닿을 것이다.
정치권과 국민은 그동안 이동전화 요금 인하를 꾸준히 주장해왔다. 이동전화 업체들이 폭리를 취한다며 20%의 요금인하를 요구했다. 국회는 회기가 열릴 때마다 요금인하를 요구했다. 시민단체들의 요금 인하 요구도 거셌다.
정부는 국민의 이런 요구를 정책 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통신사업자에게 밀려 제대로 추진을 하지 못했다. 당연히 국민의 불만이 쌓이게 마련이다. 심지어 정부가 통신사업자의 편을 든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폭적인 요금조정으로 이런 불만은 일거에 없어지게 됐다.
고객이 만족하는 만큼 통신사업자의 수입은 줄어들게 된다. KT의 경우 이동전화와 시내·외 전화사업을 하고 있는데 시외수입이 줄면 타격이 클 것이다. 여기에다 이동전화 수입까지 줄어 경영여건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LG텔레콤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수입이 줄어 투자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투자에 필요한 충분한 수입을 올렸기 때문에 이런 말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통신사업자는 품질과 서비스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요금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요금으로 승부를 낸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이번 통신요금 인하는 다분히 정부에서 유도한 감이 있다. 통신사업자들이 끝까지 버텼지만 정부의 요금인하 압박에 굴복했다고 봐야 한다. 이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할 만큼 요금을 내렸기 때문에 앞으로 요금문제는 시장경제 원리에 맞길 필요가 있다.
정부가 정책적 차원에서 요금을 건드리는 것보다 시장에 맞겨 국민과 통신사업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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