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 심포지엄) "녹색금융 인프라 구축은 정부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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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2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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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주최로 23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녹색성장 국가전략 심포지엄'에서는 녹색금융과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토론자들의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갔다.

토론의 종합강평 및 사회는 오규택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가 맡았고, 토론은 에릭 랜드히어 나스닥 아시아지역 총책임자, 박재하 금융연구원 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토론자들은 녹색금융이 녹색산업 발전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을 공감하고, 정부주도의 제도 개선과 금융 기관들의 적극적인 자금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에릭랜드히어 나스닥 아시아지역 총책임자(오른쪽)와, 오규택 중앙대 교수(왼쪽), 박재하 금융연구원 부원장(가운데)이 23일 '녹색성장 국가전략 심포지엄'에서 토론하고 있다.

박 부원장은 "녹색금융이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수단이 될 것"이라면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통해 세계 흐름 동참, 신수익원 창출, 채용 시장 확대 등 정부ㆍ기업ㆍ민간 모두 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도 "녹색금융 체계 구축은 금융혁신의 중요한 사례로 금융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금융위기로 무너진 금융기관들의 직접투자, 파생상품 등의 사업 모델을 녹색금융이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다만 녹색금융이 민간의 힘만으로는 성장시키기는 힘들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같이 했다.

박 부원장은 "녹색산업이 아직 성장단계에 있어 시장실패(Underinvestment)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상품의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담보대출 이자율을 낮추는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오 교수는 "오는 10월 말 산업은행에서 분리, 설립되는 정책금융공사(KoFC)가 미국의 그린뱅크(Green Bank)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며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녹색성장5개년 계획의 녹색 정책금융 활성화, 산은ㆍ기은ㆍ수은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지원 확대 등이 적극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 또 "결국 녹색금융은 정책 금융이 투입되는 분야로 그린 모기지 형성 등을 통해 최근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마이크로 파이낸스인 미소재단과의 결합 상품 개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의 정부 역할은 제한적이며, 여전히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는 여전히 차갑다는 평도 나왔다.

이임택 풍력발전협회 회장은 "풍력 발전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할 때 정부가 보조 금융을 준다"면서 "하지만 정부가 이를 금융권에 모두 위임해 은행들이 기업들에 담보를 요구하는 등의 문제가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PF를 진행 할 경우 금융 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지원해 주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랜드히어 총책임자는 "사업 시행 초기 단계에서는 대화를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며, 현재 한국은 대화가 시작되는 단계"라면서 "대화와 집행의 차이를 깨닫고 이 같은 대화들이 실질적인 집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논의를 진행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 교수도 "녹색 산업 종사자들이 PF를 조달하려고 할 때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며 "자금 조달의 큰 윤곽이 잡힌 것이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산업 동향을 체크하면서 녹색 금융의 향후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토론 참가자들은 정부 뿐 아니라 개별 금융기관들의 적극적인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부원장도 "녹색 금융이 사업성이 검증된 일부 기술 및 산업에 집중되는 현상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며 "유망한 녹색 기술을 가진 초기 기업들이 기술을 상용화 할 수 있들 때까지 채널과 인센티브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현재 금융기관들이 내놓고 있는 금융 상품들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카드 상품, 녹색 펀드 등 20개 정도로 한정 돼 있다"면서 "금융 기관들은 녹색금융 육성의 목표는 저탄소 경제를 위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되며 녹색 산업 지원을 위한 효율적인 지원 체계 구축과 상품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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