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황영기 회장에 직무정지 3개월

예금보험공사가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및 우리은행장)에게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내렸다.

우리금융의 최대 주주인 예보는 25일 예금보험위원회를 열고 우리금융이 지난해 4분기 예보와 맺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를 못 지킨 데 대해, 2년 전 우리금융을 이끌던 황 회장의 책임이 큰 것으로 보고 '직무정지 3개월 상당'의 징계를 내렸다.

예보는 "과거 우리은행이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투자에 따른 대규모 손실로 5개 MOU 목표 중 ROA, 판매관리비용률, 1인당 조정영업 이익 등 3개 재무목표를 미달했다"며 "이에 대한 책임으로 전 행장을 비롯한 11명에 징계를 내린다"고 밝혔다.

이번 징계로 황 회장은 직무정지 종료일로부터 향후 5년 동안 예보와 MOU를 맺은 우리금융·우리은행·경남은행·광주은행·서울보증보험·수협중앙회 등 6개 기관의 임원이 될 수 없다.

황 회장은 지난 9일 금융위원회로부터도 직무정지 3개월 상당의 제재를 받았으며, 지난 23일에는 KB금융지주 회장직에서 사임할 것을 공식으로 표명했다.

예보는 또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서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우리은행에 법적 조치가 필요한지 검토한 뒤 결정키로 했다.

예보는 황 회장 이외에도 박해춘 전 행장, 이종휘 현 우리은행장에 경고 및 경고 상당 요구 조치를 했다. 이종휘 현 행장은 지난 2006년 2분기 성과급 과다 지급과 관련해 경고를 받아 경고 2회 누적으로 앞으로 3년간 예보와 MOU를 체결한 기관의 임원이 될 수 없다.
 
홍대희 전 부행장에는 면직 상당의 징계를 내리는 등 총 11명에게 직무정지·면직·주의 요구 조치를 취했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박병원 전 회장 등 우리금융 전·현직 임직원 6명에게는 주의 또는 주의상당 조치를 취했다. 우리은행에는 기관주의 조치를 내렸다.

예보는 "우리은행이 당시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시스템이 미비한 상황서 투자금융(IB) 부문에 과도한 성과 목표를 부여, 고위험 투자 및 상품의 특성을 무시한 투자를 했다"며 "이 같은 무리한 외형 확장의 결과 총자산은 증가했지만 순이자마진은 하락하는 등 수익력이 약화하고 수익기반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예보는 향후 이 같은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해 우리은행에 대해 △리스크 관리 체계 △내부통제 시스템 및 임직원 성과 보상체계의 개선 △내실경영 강화 등 전반적인 경영 개선 방안을 공사에 보고토록 했다.

한편 예보는 수협이 재무목표를 미달한 것에 대해서는 장병국 수협 신용사업부문 전 대표 등 3명에게 책임을 물어 경고 및 주의 요구, 기관주의 조치를 내렸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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