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중일 정상회담] 유통업계, '한국형 현지화로 세계시장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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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0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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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업계가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특히 '한국형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중국, 일본 등 세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8월 국내 백화점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내 1호점인 베이징점을 오픈하며 '한국형 백화점'의 성공신화를 새롭게 써가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최대 번화가 왕푸징 거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은 25~34세 고소득 전문직, 은행 및 외국계회사 근무자, 정부·기업체 간부 등 상류층을 타깃으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 상품 고급화뿐만 아니라 롯데백화점의 차별화된 마케팅과 서비스 노하우를 현지에 적용하며, 현대적이고 독특한 외관, 고품격 시설과 인테리어로 주변 중국 백화점들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롯데백화점은 현지직원들이 이러한 서비스에 익숙치 않은 점을 감안, 베이징점 오픈에 앞서 이들을 국내로 불러 다양한 서비스 교육에 주력, 중국인들의 마음을 파고 드는데 성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베이징점은 올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간 구매건수가 지난해 8~12월에 비해 26.7%나 성장하며 중국에서의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롯데백화점은 오는 2011년 텐진점 오픈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중국에 6~7개의 점포를 추가로 출점할 계획이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1997년 국내 유통업체로는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했다.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한국형'과 '현지화'의 적절한 조화다.

매장 인테리어에는 신경 쓰지 않는 현지 대형마트들과는 달리 이마트는 '한국형 할인점'의 고급스러운 컨셉트를 그대로 접목하고 매장 집기도 고급화해 고객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중국 이마트는 중국의 일반적인 창고식 할인점과 달리 백화점처럼 고급스러우면서 편리하고 쾌적한 쇼핑환경을 내세워 중국 토종 할인점 및 까르푸, 월마트와 차별화 된 고급형 할인점임을 부각시켰다.

반면 이마트는 매장 운영방식에 있어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했다.

자라, 황소개구리, 미꾸라지 등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이색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대표적인 현지화 전략.

이마트는 매장운영뿐 아니라 관리인력의 현지화도 함께 추진하며 지난 2006년 중국 내 외국계 대형마트로는 처음으로 모든 점장을 중국 현지인으로 교체했다. 이어 지난해는 중국 교육센터를 오픈 해 유통사관학교로서의 면모를 중국에서도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CJ는 국내시장에서 다져진 각 부문 시장 1위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활발히 사업을 진행 중이다.

중국 진출 10년째인 2006년 CJ는 ‘CJ중국본사’를 신설, 중국 내에서 각 부문별로 독자 운영되던 해외사업부를 총괄 운용토록 했다.

CJ의 해외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다. CJ제일제당은 두부, 햇반, 다시다, 장류 등 국내 대표 인기상품들을 수출하면서 국내 스타일에 고집하지 않고 현지인들의 특성에 맞게 개발했다.

국내에서 쇠고기 맛으로 유명한 ‘다시다’를 중국 현지 브랜드로 출시하면서 중국인이 닭고기 육수를 즐기는 것에 착안해 ‘닭고기 다시다’를 출시했다.

제품 브랜드 역시 현지화를 추구해 중국어 발음으로 ‘다-시-다’인 ‘大喜大’를 채택했다. 2006년 말 닭고기 다시다 출시 이후 2007년 110억원대였던 다시다 매출이 2009년에는 230억원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부시장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07년 3월 중국 베이징권 최대 식품기업인 얼상그룹과 합작해 '얼상CJ'를 설립하고 얼상그룹의 두부 브랜드인 '바이위(白玉)' 두부에 CJ로고를 새기고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개시했다.

2008년 한 해 동안 얼상CJ의 두부 매출은 일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베이징 통저우(通州)의 공장에선 하루 평균 25만 모 가량의 두부를 생산해 베이징권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CJ제일제당은 아시아 최대 곡물기업인 베이다황그룹과 공동으로 곡물가공사업 합자법인 ‘베이다황CJ’를 중국 하얼빈 현지에 설립했다.

‘베이다황CJ’는 중국 흑룡강성 지역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원료로 미강 단백질, 현미유, 식이섬유 등을 연간 1만4000톤 생산한다. 

아주경제=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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