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중일 정상회담] 세계경제 회복, 아시아 기업이 이끈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09-10-09 11:1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세계 경제 부진 속, 선전하는 아시아 기업들

최근 IMF가 완만한 세계 경제 회복을 예상했지만 세계경제의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이 10%대의 높은 실업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등  아직도 세계 경제는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혼란 속에 빠져 있다. 
이견이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몇 달 안에 경기가 또다시 하강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는 가하면 일각에서는 더블딥(double dip : 경기 이중침체 현상)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기가 좀처럼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세계 경제의 초점이 중국을 비롯해 한국, 인도 등 신흥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들 신흥시장 국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탈피하는 등 경기 회복세를 뚜렷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글로벌 경기 회복의 관건인 신흥시장으로 경제축이 옮겨가면서 한국과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권 기업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기업들의 공백을 메우며 불안한 세계 경제를 사실상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들 “현지화로 경쟁사 제쳐”

한국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2조5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올라섰다. 3분기에는 창사 최초로 디지털미디어(TV)·정보통신(휴대폰)·반도체·LCD 등 4개 부문에서 각각 1조원 이상 씩 총 4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더블 4’ 기록 달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이미 중국 후이저우와 텐진에 휴대폰 생산기지를 설립하고, 월 1450만대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에 8세대 LCD 라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도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부진 속에 유럽과 미국, 중국, 인도 등에서 20%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불황에도 시장을 이끌며 ‘나 홀로’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올해 8월까지 모두 48만4266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9.8%를 기록해 10%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차 점유율은 같은 기간 7.1%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지난달 미국 시장 판매량도 GM이 45%나 줄어드는 상황에도 작년 같은 달 4만2148대에 비해 26% 증가했다. 인도에서도 지난달 총 5만3804대를 팔아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 늘어 월별 판매량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칠레에서의 현대차 7월 시장점유율도 16%로 닛산(9.2%)과 스즈키(6.1%)를 앞섰다. 기아차 점유율도 9.9%로 3위를 달리고 있다.

해외 시장 급성장 덕분에 지난 9월 현대·기아차는 각각 30만7181대와 16만3177대를 국내외에 팔아 나란히 사상 최대 월간 판매량을 기록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가 8월 발표한 글로벌 판매순위도 215만3000대를 팔아 포드를 8000대 차로 제치고 4위에 올랐다. 

LG전자는 중국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상승으로 연일 미소 짓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3년 동안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 변환) 전략을 통해 ‘LG=프리미엄’이라는 인식을 전한 결과다. 실제 중국에서 판매되는 LG전자 제품의 70%가 프리미엄 제품군이다.

LG전자의 해외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다. 특히 중국 현지 기업과의 상생협력을 통한 ‘코피티션(co-petition)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올 초에는 과감히 확장 전략을 펼쳤다. 가전제품을 사면 보조금을 주는 중국 정부의 ‘가전하향’ 정책에 편승해 유럽지역에 버금가는 대형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내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LG전자는 최근 중국 3G 휴대폰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조사로 선정된데 이어 중국 콜 센터인 ‘QQ.COM’이 CIC(Customer Information Center) 품질조사에서 가전분야 최고 기업에 뽑히기도 했다.      

◇中·日 기업들 “글로벌 기업 틈새 노려라”

일본기업들은 세계 최대인 미국의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전운이 가장 짙게 깔린 곳은 자동차업계다. 미국시장 점유율 1위를 꿰차려는 도요타의 움직임이 특히 분주하다. 최근에는 창업주 가문 후손인 도요다 아키오를 사장으로 앉히는 등 전열도 새로 다지고 있다. 아키오 사장은 북미지역 법인의 자립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게임업체인 소니 역시 게임시장에서의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파격적인 가격할인 및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니는 이달 초 신제품인 ‘PS3 슬림’을 선보이면서 가격을 100달러나 내린 299달러로 책정했다. 지난달 도쿄 게임쇼에서는 신제품인 ‘모션 컨트롤러’ 시스템을 내년 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기업들도 선진국들의 약세로 선전하고 있다. 중국 토종 완성차업체인 비야디(BYD)는 올 초 ‘F3DM’이라는 이름의 전기차를 처음 선보이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워렌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BYD 지분 10%를 인수했고 BYD가 내놓은 F3는 올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로 꼽히고 있다. BYD의 시장가치는 1407억 홍콩달러(182억 달러)에 달한다고 블룸버그는 추산했다. 또 BYD는 독일 자동차 메이커 폴크스바겐과 맺은 전략적 제휴를 기반으로 미국 등 해외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1982년 중국의 조그만 컴퓨터 제조업체로 시작한 레노버(Lenovo)는 미국의 PC공룡인 IBM의 PC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단번에 세계 3위로 뛰어 올랐다. 이후 레노버는 IBM의 기술력은 물론 해외네트워크까지 흡수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섰다.

당시 미국 언론은 IBM 판매 대리점에 불과하던 회사가 미국의 PC공룡을 삼켰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중국 정부가 농촌 정보화를 위해 시행한 가전제품 보조금 정책 덕분에 레노버는 올해 1~6월까지 농촌지역에만 4만8374대 PC를 팔아 중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Haier)그룹의 경우 인수·합병(M&A)을 통해 성공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대표적인 아시아기업이다. 캉롱핑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 겸 세계중국기업연구소장에 따르면 하이얼의 해외진출 키워드는 점진적인 영향력 확보였다.

문화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큰 차이가 없는 홍콩에 상장회사를 설립했고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아로 진출했다. 이후엔 미국과 유럽지역으로 세를 넓혔다. 이러한 점진적 전략으로 하이얼은 2007년 기준 64개 계열사 중 19개사를 해외시장에 상장시켰고 29개 제조공장 중 24개를 해외 현지로 옮겼다. 또 8개 디자인센터 중 5곳과 16개 산업단지 중 4곳을 해외에 두는 등 하이얼은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을 선도하고 있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