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사진)이 7일 발표한 '한국 소매업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보고서에 따르면 유통시장 개방 후 10년간 전체 소매시장의 매출액이 109.0% 성장했다.
이는 대형마트(587.7%), 편의점(215%) 등 기업형 유통업태의 역할이 컸다. 무점포소매업 역시 통계조사를 실시한 2000년 대비 판매액이 176% 증가했다. 반면 개인상점이 주를 이루는 기타소매업은 1997년 대비 -27.4%로 감소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생산성은 2.2배, 사업체당 생산성은 2.5배 가량 상승해 급격한 질적 향상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시장 개방 이듬해인 1997년만 해도 유통산업 종사자 1인당 6000만원을 버는데 불과했지만, 10년 뒤인 2007년에는 약 1억3000만원으로 늘었다.
정상익 상의 유통물류진흥원 전략기획팀장은 "국내 노동생산성의 향상은 선진 유통기법 도입, IT 기술적용 확대 등에 따른 것"이라며 "유통 선진국이라 불리는 일본의 1인당 매출액 1억4800만원(2007년 12월31일 환율기준)과 견주어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유통시장 개방 이후 유통산업의 명암도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종업원 5인 미만의 영세 소매업의 사업체수는 1997년 기준 62만7000개에서 2007년에는 57만1000개로, 10년새 5만6000개의 점포가 사라졌다. 반면 같은기간 50개에 불과하던 대형마트는 8배 증가한 395개로 집계됐다.
김상열 부회장은 "유통시장이 개방된 후 10년간 국내 유통산업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단기간 질적 향상을 이뤄냈다"며 "앞으로의 10년은 해외진출을 통해 양적 성장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쌓아가는 시기로, 다음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소매업자대회가 그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내외 유통업자 3300여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유통올림픽으로써 유통산업의 성장통을 최소화하고 상생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상의와 한국소매업협의회는 오는 14~17일 나흘 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14회 아시아·태평양 소매업자대회'를 개최한다. 역내 유통업자간 긴밀한 공조협력과 최첨단 유통기술을 보여주는 이번 대회에는 국내외 유통업계 거물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백화점 그룹인 이세탄 미츠코시 홀딩스의 무토 노부카즈 회장, 타카시마야 백화점의 스즈키 코지 대표, 해외 180여개 자회사를 갖고 있는 대만 원동그룹의 더글러스 통쉬 회장, 중국 독점 카드사인 차이나 유니온페이의 펑진 리우 부사장, 필리핀 새미 림 오토매틱 어플라이언스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 측에서는 조직위원회 대회장을 맡고 있는 손경식 상의 회장을 비롯해 이철우 조직위원장(롯데쇼핑 대표이사), 이승한 홈플러스 그룹 회장, 석강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 김경배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최장동 한국체인사업협동조합 회장, 한만수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 등 관련 업계 대표가 참석한다.
업계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한류 확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상열 부회장은 "참가자들은 3박4일간 한류의 본고장을 방문하고 한국형 라이프 스타일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받게 될 것"이라며 "단순한 문화적 교류에서 벗어나 해외 소비자가 한국형 라이프 스타일을 찾게 되는 이른바 '한류의 실체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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