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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승자의 저주' 줄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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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0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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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무리한 기업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를 밝힘에 따라 향후 M&A시장에 '승자의 저주'가 줄어들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기업 경기 회복에 따른 M&A시장 회복에 앞서 감독과 채권은행의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론 채권은행을 통해 기업 M&A 진행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채권은행이 지분 보유 기업을 팔거나 매각 주관사 역할을 할 때 인수 희망자의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풋백옵션(주식을 되팔수 있는 권리) 부여 등 자금조달 구조와 인수 능력을 면밀히 평가하도록 주문했다.

이에 따라 높은 가격에 매물을 인수한 후 차입금 부담으로 인수기업이 되레 위험에 빠지는 '승자의 저주'가 줄어들 수 있을지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 지분 72%를 인수하면서 재무적투자자 풋백옵션을 부여했다가 작년 9월 금융위기가 불거지자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밖에도 동부, 애경, 유진, 대한전선 등 경기호황기에 과도한 M&A에 나섰다가 재무상태가 나빠져 채권은행과 재무개선약정(MOU)를 맺고 구조조정을 추진한 그룹들이 적지 않다.

내년부터는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 우리금융지주, 외환은행 등 초대형 매물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돼  이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채권단은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인수 희망자의 인수 의지 보단 자금조달 능력과 구조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과도한 차입이나 무리한 풋백옵션 등으로 마련된 인수자금은 인수기업의 유동성를 부채질하고 이는 결국 주채권은행 건정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

대우건설 채권단인 산업은행 측은 "이번에 선정된 4곳의 대우건설 우선인수협상 후보자들은 재무적투자자나 펀드가 참여한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됐으나 모두 경영을 맡을 전략적투자자(SI)도 포함돼 있다"며 "우선협상대상자나 차상위 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땐 대우건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여부와 함께 인수자측 자금 조달 능력과 전략적투자자가 어떤지 주로 따져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인터네셔널 매각에 나선 자산관리공사(캠코)도 인수후보자 차입비율에 점수를 매기는 등 자격 여부를 꼼꼼히 따져볼 계획이다.

캠코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때 주요 인수자의 투자 성향과 함께 재무력 및 자금조달 방법 등을 평가 기준에 넣을 예정"이라며 "점수는 입찰 참여자들 간 상대 비교를 통해 매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 채권단도 최근 인수 의사를 밝힌 효성의 자금조달 능력 등 인수 자격 여부를 강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부에선 인수금융 규제로 M&A시장이 위축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한 증권사 M&A팀 차장은 "인수 기업의 차입금 비율이나 채권은행의 재무적 투자 참여 비율을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로 M&A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면서 "최근 대형 매물이 시장에 나와도 수요자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는 시장 분위기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기업이 과도한 기업 인수를 추진한다고 해도 이번 금융감독의 방침은 권고 사항에 불과하기 때문에 채권단이 이에 따를지는 미지수"라면서 "실제적으로 시장을 위축시킬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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