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 대도시 집중력 강화···'국가 경쟁력'도 약화시킬 것"
행정부처를 분할해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은 국정 비효율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국가정체성을 훼손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선진화포럼 주최로 22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행정복합도시(세종시), 어떻게 할 것인가' 월례토론회에서 발제자인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는 세종시 원안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류 교수는 "행정부처의 이전은 수도분할이고 수도분할은 국가정체성을 훼손한다는 점이 근본적 문제"라며 "북한이 1972년 헌법개정 전까지 그들의 수부(수도)를 서울이라고 규정했는데, 이는 서울이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상징성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ㆍ프랑스ㆍ일본 등 선진국들은 런던ㆍ파리ㆍ도쿄 등 대도시권의 분산정책을 포기하고 오히려 대도시 집중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며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할 경우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행정도시 건설의 파급효과는 충청권 이외지역에는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며 "더욱이 연기ㆍ공주지역은 경부성장축에 있고 수도권과도 인접해 국토불균형은 오히려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과 국회, 100개 주한 대사관이 서울에 있는데 국무총리와 정부 부처를 세종시로 이전시키는 공간적 분산 구도는 국정의 비효율과 시간적 낭비를 초래하고 국가위기상황에서 효율적 대처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이어 "수도이전에 이은 행정도시 건설은 정략적으로 추진됐다"며 "현재의 정치적 입장만 고려해서 두고두고 후회할 일을 해서는 안 되는 게 정권의 역사적 책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세종시는 행정부처가 중심이 돼 자족적 기능을 보안하도록 추진됐기 때문에 행정부처가 없이는 기업, 대학, 과학 기능의 설립이 이뤄질 수 없는 만큼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육동일 충남대 교수는 "행정도시가 원안대로 추진되는 것만이 대안"이라며 "행정기능을 분산시켜 수도권의 과밀화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세종시 건립의 의미가 퇴색된다"고 밝혔다.
육 교수는 "서울 같은 대도시의 집중화가 선진화 지표가 될 수 없고, 국토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려면 세종시 건설안을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며 "지금은 지역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 되는 시대이며, 서울은 세종시 건립 이후 뉴욕이나 상하이 같은 금융 및 국제업무 도시로 특성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육 교수는 또 "과천시는 주변이 그린벨트로 묶여 산업기반이 미약해서 자족기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송도는 공항과 항만을 가진 도시로 행정도시와 다르다"며 정운찬 국무총리가 언급한 '과천식·송도식 모델'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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