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와 한국증권금융 등 증권 유관기관의 차기 장 자리를 두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지난 10월13일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전격 사퇴한데 이어 오는 8일이면 이두형 한국증권금융 사장의 임기가 완료돼 이례적으로 두 기관장 자리가 동시에 공석이 된다.
그러나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 관치금융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들 자리는 당분간 '낙하산'의 진위를 가리는 '애물단지' 신세가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과 한국증권금융 차기 사장 후보로 민·관 출신의 다양한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현재 민간인 출신 가운데 거래소 차기 이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는 김성태 전 대우증권 사장, 김대송 전 대신증권 부회장, 김봉수 키움증권 부회장,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 등 전현직 인사들이 회자되고 있다.
관출신 인사로는 재정부 관료 출신들이 하마평에 주로 오르고 있다. 이정환 전 이사장을 비롯해 역대 거래소 이사장 자리는 재정부 관료 출신이 맡아온 전례가 많았기 때문.
현 농협경제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는 김석동 전 재무부차관, 임영록 전 재무부차관 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동 대표는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장,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국장 등을 거쳤고, 임영록 전 차관도 금융정책국, 경제정책국 등 요직을 거쳐 금융업무에 밝다는 것이 이유다.
또 옛 재정부 출신에 MB와 두터운 친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이철휘 현 자산관리공사 사장, 전홍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박대동 전예금보험공사 사장 등도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내부 출신 인사가 후보로 등극할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이럴 경우 현재 이사장직을 임시로 맡고 있는 이창호 거래소경영지원본부장과 이철환 시장감시위원장이 유력하다는 추측이다.
그러나 지난 30일 거래소 이사장 인선을 책임지고 있는 진동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거래소 이사장 자리에 공무원 출신이 안가는 게 바람직 하다"고 언급함에 따라 민간인 출신 인사가 최종 후보로 오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업계는 마지막 뚜껑이 열릴 때까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지난 23일 사장 모집 공모를 마친 한국증권금융에는 10명 안팎의 인사가 사장 자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에 참여한 인사 가운데는 금융위 지원을 받고 있다고 알려진 김영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하마평에 올랐던 문재우 금융감독원 감사, 이두형 현 사장은 공모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장 공모가 공개 모집 형식을 빌린 비공개로 진행된 탓에 증권금융의 사장 임명에는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증권금융 노조 측은 이미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 위원 명단 공개와 직원 대표 및 사추위 위원장 간 면담을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한편 거래소는 이달초 사외이사와 내부위원 등 5~15명으로 구성된 이사장 추천위원회를 열고 이사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금융위가 청와대에 임명을 제청, 대통령 임명까진 통상 2~3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차기 이사장은 내년 초에나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금융의 경우는 오는 10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추위가 최종 후보를 선정해 추천할 예정이어서, 이달 내 차기 사장이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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