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업계를 향한 하나금융지주의 구애가 남다르다. 한국자산신탁 인수에 실패한 후에도 다올부동산신탁 등 다수의 부동산신탁업체에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나금융은 부동산신탁 시장 진출을 통해 약점으로 꼽히는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복수의 부동산신탁업체를 상대로 인수합병(M&A) 의사을 타진하고 있다. 다올부동산신탁 등 구체적인 업체명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앞서 하나금융은 캠코의 자회사인 한국자산신탁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대신MSB 컨소시엄에 협상권을 뺏기고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업체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특정 업체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은 아니다"며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비은행 부문 육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3분기 그룹 당기순이익 2400억원 가운데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87.95%(2111억원)에 달한다. 하나대투증권의 순익은 전기 대비 30% 가량 감소했으며 하나HSBC생명과 하나캐피탈은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비은행 부문이 전체 순익의 53% 가량을 담당하며 은행 부문과 균형을 이루고 있는 신한금융지주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은행권 후발 주자로 사업 영역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부동산신탁 시장은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신탁업체 인수에 나서기에는 지금이 적기다. 건설경기 침체로 부동산신탁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수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 7개 대형 부동산신탁업체의 총 순이익은 378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일부 업체는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이상 곤두박질하기도 했다.
한 부동산신탁업체 관계자는 "시장이 워낙 안 좋아 매물로 나온 업체를 인수하기는 적절하다"며 "향후 건설경기가 살아날 것을 감안하면 현재 인수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고 전했다.
부동산신탁업체를 계열사로 두면 수수료 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그룹 내에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부동산신탁업체를 계열사로 편입하면 효율성이 증대될 것"이라며 "외부로 빠져나가는 수수료 지출도 막을 수 있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