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변화'를 기치로 내걸고 대선에서 승리한지 4일로 꼭 일년이다. 그러나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며 오바마에게 열광했던 미국인들의 기대감은 한 풀 꺾인지 오래다.
미국인들의 실망감은 지지율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취임 초기 70%를 오르내렸던 오바마에 대한 지지율은 최근 50% 안팎으로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말 조사한 결과 '미국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우려하는 미국인이 52%에 달했다.
미국 경제 회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고용시장에 대한 불안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2일(현지시간)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오바마의 고용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취임 초기인 지난 2월 60%대에서 이날 53%로 추락했다.
오바마의 지지율이 꺾인 것은 비단 피폐해진 경제 때문만은 아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한 경기부양책은 오히려 상당한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인들이 오바마에게 등을 돌린 것은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오바마가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변화의 상징으로 백악관에 입성했기 때문에 미국인들이 느끼는 배신감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보수 기득권층의 거센 반발이 변화를 가로막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에 염증을 느껴온 국제사회에서조차 반(反) 오바마 정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미국의 방향이 잘못됐다는 방증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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