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기관이 매수 우위를 보인 것은 의지 상관없이 프로그램이 기계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판단했다.
때문에 코스피가 다시 1600선으로 올라가게 되면 기관은 다시 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 투자자는 이달 들어 지난 6일 139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데 이어 9일과 11일에도 각각 1240억원, 115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지난 9월 일평균 1883억원, 전달엔 935억원을 팔아치우며 연일 매도세를 기록했던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이같은 기관 매수세의 원인은 펀드 환매 압력 완화 때문으로 보인다.
코스피가 1700선을 돌파했던 지난 9월 펀드 유출액은 일평균 3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달서부턴 펀드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실제 3일 314억원, 4일 91억원, 5일 72억원, 6일 542억원 등 연일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9월 코스피가 고점을 기록하고 조정국면에 들어서자 펀드 환매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특히 지수가 떨어지면서 반등을 노린 투자자들이 펀드에 가입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관이 의지에 따라 매수했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기관이 순매수를 기록한 날엔 프로그램이 매수 우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6일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1019억원 매도를 기록했지만 이후 8일과 11일엔 각각 1546억원, 194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따라서 프로그램 차익거래분을 제하고 나면 기관 투자자는 실질적으로 매수 우위를 보인 셈이란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1600선 이상 반등하면 펀드로 유입되던 자금보다 환매가 늘어 기관 매도 강도도 다시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관이 매수 우위를 보인 날은 프로그램이 순매수한 날로 기관의 매수 의지와 상관없이 기계적으로 사들인 것”이라며 “코스피지수가 1600선 중반대로 올라가게 되면 또다시 환매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