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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세종시 관련 미묘한 '기류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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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1-2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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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국무총리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단 간의 지난 17일 회동 이후 세종시 문제를 보는 재계의 태도에 미묘한 기류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세종시로의 이전 가능성에 대해 무조건 손사래를 치던 주요 기업들이 "제안이 들어오면 검토하겠다"라거나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하는 등 다소나마 긍정의 힘이 실린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경련이 정부의 세종시 수정 구상과 관련해 주요 기업들의 의견을 조사하기로 함에 따라 그런 분위기는 더욱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22일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아직 제안받은 것은 없다"면서 "그러나 정부의 세종시 수정계획이 확정되고 제안이 들어오면 당연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이 정부 측의 제안에 대비해 전기·전자 쪽 계열사의 일부 생산공정을 세종시에 두는 문제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세종시 문제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방침을 정하지 못했지만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은 지난 17일 정 총리와 회동하고 나서 세종시로의 이전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긍정적으로..가야지"라며 별도의 해석이 필요한 말을 던졌다.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세종시 사업 자체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뜻일 것"이라며 또다른 여운을 남겼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세종시 수정 계획과 입주기업에 주는 혜택의 윤곽이 드러나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생명과학 등의 이전설이 나돈 LG그룹도 내부적으로 아직 진지하게 검토하진 않았지만 정부 측 제안이 들어오면 살펴 보겠다는 입장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정부안이 도출되거나 구체적 제안이 오면 조직이나 시설 이전, 신설 등이 가능한지를 정밀하게 검토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정 총리와의 회동에서 박용현 회장이 세종시 이전 문제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던 두산그룹은 "앞으로 신중하게 검토해 보겠다"며 '톤 조절'에 나섰다.

회사 이전은 다각적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므로 세종시의 새로운 조성안이 윤곽을 잡아가면 보조를 맞춰 살펴보겠다는 게 두산 측의 설명이다.

포스코는 세종시와 관련해 "기여할 부분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있다"며 검토조차 하지 않는다고 했던 이전과는 달리 훨씬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가 포항 본사를 세종시로 옮길 가능성은 낮지만 여타 비주력 사업 부문에서는 이전을 검토할만한 영역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화그룹은 일각에서 제기된 일부 계열사의 이전 가능성에 대해 일단 부인하면서도 상황이 바뀌면 '실무적 검토'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주요 기업들이 땅값 및 세제혜택 등에 관한 정부 방침이 명확히 서면 각자의 손익에 맞춰 본격적으로 움직이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어떤 일을 추진할 때 손익을 먼저 저울질하게 된다"며 "정부의 독촉이 아닌, 인센티브가 세종시 이전과 관련한 향후 기업들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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