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장애인과 노령층 고객 등을 대상으로 한 '공공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은행 이미지 개선과 함께 고객 기반 확대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저시력자와 노령층 고객을 위해 자동화기기(ATM) 화면의 글자 크기를 확대한 '눈이 편한 ATM 서비스'를 지난 16일부터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노령층 인구가 늘어나는 국내 환경을 고려한 서비스"라며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계층에 대한 서비스를 확대해 책임 경영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2005년부터 금융권 최초로 시각 및 음성이 지원되는 장애인용 자동화기기를 도입해 현재까지 48대를 보급했다.
SC제일은행도 이달부터 ATM 화면을 큰 글씨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또 다음달 21일에는 시각 장애인용 ATM 20대를 보급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인터넷뱅킹 이용이 어려운 노령층 고객을 대상으로 '골드에이지뱅킹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인터넷뱅킹 메뉴 가운데 고객들의 이용 빈도가 높은 항목은 글자를 확대하고 화면 구성도 쉽게 바꿨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인터넷뱅킹 이용이 쉽지 않은 고객들을 위한 조치"라며 "금융거래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고객 기반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도 공공 마케팅의 대상이다.
우리은행은 평일에 은행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일요일에도 창구업무 및 환전·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혜화동지점은 필리핀 근로자, 광희동 지점은 몽골 근로자를 대상으로 일요일 업무를 보고 있다.
신한은행 방산시장지점도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창구를 개방하고 있다. 몽골어와 러시아어 등 통역 전문 요원까지 배치돼 있다.
이밖에도 대부분의 은행이 자동화기기 화면에 영어는 물론 일본어, 중국어 등 외국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제2금융권도 공공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본점 영업부를 방문하는 장애인, 노령층, 여성 고객을 위해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만 65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실버케어 전문상담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고객상담센터에 전화를 걸어 주민등록번호 등을 입력하면 전문 상담원과 직접 통화할 수 있다.
전문 상담원의 역량 제고를 위해 '실버케어 전문상담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상담원과의 연결이 지연될 경우 다시 고객에게 전화를 해주는 '콜백 서비스'도 시행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장애인과 노령층 고객 등 그동안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고객층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은행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되고 영업력을 소수 계층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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