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도 보금자리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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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1-2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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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중소형 아파트 매입을 고려하던 A씨는 최근 보금자리주택 사전청약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보금자리시범지구의 사전예약 당시 경쟁률이 높을 것을 예상해 주저했었지만 최근 2차지구 지정 이후 당첨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A씨는 "자녀들의 교육환경을 위해 강남 입성 기회를 엿보고 있었지만 가격이 너무 높아 엄두를 내지 못했다가 최근에는 대출을 받아서라도 이주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도 "하지만 보금자리 당첨확률이 높아졌고 시세도 주변보다 저렴해 청약에 도전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보금자리주택 공급 물량이 확대되면서 A씨와 같이 기존 아파트보다 보금자리주택을 노리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강남권 일반 아파트 가격도 조금씩 하향 안정세를 타는 모습이다. 강남 아파트의 경우 중소형이라도 가격대가 높아 DTI규제를 받아 매수세가 주춤하는 데다 보금자리주택의 직간접적인 영향까지 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6일 해당 일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역삼·일원·수서·논현동 일대의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1000만~7000만원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강남 세곡, 서초 내곡과 지근거리에 있는 지역들이다.

논현동 쌍용아파트 102.41㎡는 현재 지난 8월보다 3000만원 가량 주저 앉아 4억9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85.95㎡도 3억8000만~4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논현동 T공인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과 기존 아파트 매입 사이에서 갈등하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현재 형성돼 있는 가격은 지난 8월에 비해 2000만~3000만원 가량 빠진 것이지만 급매물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개포동 대치아파트 46.28㎡은 현재 3억2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와있다. 급매가 아닌 물건들은 3억6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56.19㎡는 지난 8월보다 3000만원가량 빠진 4억~4억3000만원선이다.  

인근 일원동 까치마을아파트 49.5㎡의 경우 기존 시세보다 2000만원 가량 빠진 3억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대치동 B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의 경우 1000만원 정도 조정이 더 가능하지만 매수 문의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매수를 고려하던 몇몇 수요자들도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수서1단지도 가격 조정에 들어갔다. 59.4㎡가 3억원 △72.6㎡ 4억원 △79.2㎡가 5억원이다. Y공인 관계자는 "전세의 경우 강남 전세값 상승으로 꾸준한 문의와 거래가 이뤄지는 반면 매매의 경우 1000만~2000만원가량 저렴한 매물이 나와도 거래는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역삼 대림e-편한세상 79.2㎡ 4억7000만원, 서초동 서초4차현대아파트 66㎡ 4억2000만~3000만원, 서초아파트 69.3㎡ 4억원 등에 시세가 형성됐다. 역삼 대림아파트는 지난 8월에 비해 7000만원이 하락했고, 서초4차·서초아파트는 2000만원 가량 하락한 가격이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보금자리주택은 무주택기간이 긴 수요자나 신혼부부, 사회초년생들에게 아파트가 투자 개념이 아닌 거주 개념으로 사고 전환이 되고 있다"며 "따라서 해당 수요층들의 기존 중소형 아파트 선호도가 보금자리주택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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