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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회장에 뚝심 금융인? MB 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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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1-2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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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지각변동의 시발점이 될 KB금융지주 회장 선임에 은행권은 물론 정·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강정원 국민은행장의 금융인 뚝심이 발휘될 지, 아니면 뜻밖의 결과가 도출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29일 금융권과 정계에 따르면 KB금융은 다음달 3일 회장 후보들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한다.

현재로서는 강 행장의 회장 선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 강 행장은 황영기 전 회장이 지난 9월 우리은행 파생상품 투자의 책임을 지고 사임하면서 KB금융의 회장 직무대행직을 수행하고 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

   
 
이철휘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금융권에서는 강 행장이 안정적인 경영으로 금융위기를 잘 극복한데다 이사회 지지세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강 행장은 직무대행을 맡은 직후 이른바 '코드 인사'를 단행했다. 최인규 국민은행 전략담당 부행장이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을 겸임토록 하는 등 핵심 부문 부서장 5명을 전격 교체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KB금융지주 출범을 주도하고서도 황 전 회장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강 행장이 와신상담 이후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은 결국 차기 회장에 대한 열망을 표현한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그러나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많다.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논란 속에 이철휘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과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장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철휘 사장은 김백준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매제다.  MB 측근의 후광을 등에 업고 국내 대표 금융지주사의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황 전 회장의 사임에도 정치적인 압력이 일정 수준 작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KB금융 회장 선임과 관련해 막판 '뒤집기'가 나올 수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KB금융 인사에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김백준 비서관이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철휘 카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기 전 사장 역시 정통 관료 출신으로서 대통령과 상당히 가까운 사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과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커넥션설이 확산되면서 청와대가 입단속에 나섰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계의 한 고위 인사는 KB금융 인사와 관련 "청와대 내부에서도 '밀어붙이라'는 의견과 'MB 측근 친인척 스캔들'이라는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대립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외환은행 매각과 우리은행 민영화 등 금융권 빅뱅을 앞두고 금융당국 역시 KB금융 회장 선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권혁세 금융위원회 신임 부위원장이 경쟁적인 인수·합병(M&A)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내는 등 금융권 단속에 나서고 있는 것도 회장 선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미묘한 상황들 때문에 이번 KB금융 회장 선임건이 내년 주총 시즌으로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래저래 KB금융 회장 선임 결과는 금융권은 물론 정재계에 '폭풍의 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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