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티서트는 눈 속에 이식하는 작은 약물 칩으로 30개월(2년6개월)에 걸쳐 서서히 미량의 약물을 방출해 눈의 실명을 막는 첨단 치료제이다.
바슈롬에 따르면 눈 베세트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레티서트 이식 치료의 국내 임상 연구 결과 레티서트를 이식한 후 베세트병 후포도막염의 재발이 억제되고 염증 치료에 효과적이었다.
이번 국내 임상은 재발이 빈번하고 치료가 어려운 베세트병 후포도막염 환자 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레티서트 이식을 받은 모든 눈에서 염증이 호전됐으며 환자 6명은 시력이 개선 되거나 유지됐다. 또 레티서트 이식 후 1년 동안 모든 치료 눈에서 포도막염이 재발되지 않았다.
임상 연구에 참가한 삼성서울병원 안과 함돈일 교수는 "레티서트는 증세가 심각해 기존의 약물로는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에게 적합한 치료제"라며 "전신 부작용 우려가 높은 경구용 스테로이드 제제와 달리 비교적 안전하게 장기간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이식 후 증상 개선 효과가 좋아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압 상승, 백내장 등과 같은 눈 합병증의 발생률은 높은 편인데 안과 전문의의 철저한 진료를 받는다면 대부분의 합병증은 치료와 조절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함 교수는 이어 "실명의 위험이 큰 중증 후포도막염 환자에서 레티서트가 효과적인 것은 고무적인 결과이지만 정작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 다수가 경제적인 부담으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실명이라는 치명적인 상황에 직면한 환자들만이라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도막은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홍채, 수정체를 조절하는 모양체로 눈 바깥의 광선을 차단하는 맥락막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부위에 발생하는 염증을 '포도막염'이라고 일컫는다. 특히 시신경세포들이 위치한 눈 뒤쪽에 심한 포도막염(후포도막염)이 발생하면 심각한 시력 저하가 발생하거나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후포도막염은 재발되거나 지속되는 경우가 흔해 전신 면역억제제 치료를 장기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 환자들은 이런 면역억제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병이 진행해 시력을 잃게 되기도 한다.
과거에는 결핵, 매독 등 감염성 포도막염이 주된 원인이었으나 최근에는 베세트병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환자가 더 많고 서구보다는 우리 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률이 높다. 레티서트는 이처럼 난치성 후포도막염 환자의 치료를 위해 개발된 후 후포도막염에 대한 치료 효과가 입증돼 지난 2005년 미국 FDA에서 비감염성 후포도막염 치료가 승인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시판 허가를 받았다.
아주경제= 최용선 기자 cys46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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