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과 정기적금 등 은행의 전통적 상품들이 올해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지수연동예금(ELD)과 같은 파생상품의 인기는 한풀 꺽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3일 한국은행과 은행권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9월 말 현재 20조36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15조182억원)에 비해 28.40%(5조3450억원) 급증했다.
정기적금은 지난 2004년 말 19조5894억원에서 2005년 17조5785억원, 2006년 15조6580억원, 2007년 13조1796억원으로 매년 가파른 감소세를 이어왔다.
정기예금도 지난 9월 말 현재 385조4302억원으로 전년 대비 35조원 증가해 지난해(59조원)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이었다. 정기예금은 지난 2002년부터 매해 5~10조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예·적금은 최근 4~5년간 주식시장 활황으로 인기를 상실했으나, 지난해 터진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시중자금이 안전자산에 집중되며 올 들어 다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
또 은행들이 수신 확보를 위해 고객 편의와 니즈(Needs)를 반영한 '패키지 상품', '회전식 예금' 등 다양한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은 점도 은행의 저축성 상품 증가에 일조했다.
국민은행이 지난 4월 출시한 'KB플러스타' 통장은 증권거래를 동시에 할 수 있고, 입출금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며 출시 7개월만에 29만좌(2241억원)를 넘었다.
SC제일은행은 '두드림패키지'를 통해 103만7246명(11월 11일 현재)의 고객을 흡수했고 지난 15일에는 업계 최초 세트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9월 하나은행이 선보인 '하나369정기예금'은 수시입출식임에도 고금리를 제공하는 등의 특·장점으로 발매 2개월 만에 2조원 이상을 유치했다.
우리은행의 '키위정기예금'은 11월 말 현재 3조원(7만좌)에 육박하는 수신고를 올렸고, 신한은행의 '민트정기예금'은 무려 20조원(26만좌)의 대박을 냈다.
반면 경기침체와 증시불안 등으로 ELD 상품과 주식형 펀드 등은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은행들은 국내 증시의 서머랠리와 경기 회복세에 맞춰 지난 6월부터 다수의 ELD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보다 2개 많은 15개(11월 말 현재)의 ELD 상품을 출시했고, 신한은행도 지난해(11개)의 2배에 이르는 20개의 ELD 상품을 내놨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ELD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24% 적은 1500억원에 불과하고, 신한도 7700억원에 그쳤다.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도 3448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국내 은행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하나은행만이 1조3000억원을 기록해 체면을 차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ELD 상품은 모집기간이 정해져 있어 자금운용기간과 맞지 않으면 가입할 수가 없어 고객의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상품을 자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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