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펜하겐에서는 기후변화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는 앞으로도 여러차례 예정돼 있다.
우선 오는 16일 기후변화 정상회의를 위해 세계 110개국 정상들이 입국하는 날 대규모 시위가 열릴 전망이다.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문하는 18일에도 대규모 시위가 계획돼 있다.
특히 지난 2001년 도쿄의정서를 탈퇴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움직임에 소극적이었던 미국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기후변화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져 18일 시위는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애초 기후회의 불참 의사를 밝혔다가 9일 코펜하겐 방문으로, 또다시 18일 정상회담 참석으로 바꾸면서 협상 추진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역시 지난 7일 이산화탄소와 5개의 온실가스를 인체에 유해한 물질로 공식 판명하면서, 미 행정부의 온실가스 규제 의지를 키웠다.
시위의 열기는 높지만 이에 따른 사회불안 우려는 크지 않은 편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와 인류 공멸의 위기 앞에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인들에 향한 분노가 시위 참가자 속에 퍼져있지만, 전 세계인의 힘으로 마지막 기회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강렬하게 섞여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2일 열린 대규모 시위는 높은 열기 속에서도 비교적 질서 정연하게 치뤄졌다.
행사 추최측에서는 10만명, 덴마크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되는 대규모 시위는 6km의 평화 행진이 있을 뿐 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다.
행진 후미에서 복면한 일부 젊은 시위자들이 정부 건물 등에 유리창에 돌을 던지기도 했으나 경찰의 신속한 개입으로 금세 정리가 됐다.
부상자 통계에서도 경찰, 시위자 각 1명만 있었도, 모두 가벼운 부상에 그쳤다.
경찰은 행사장 주변에 수천 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상공에 온종일 헬기를 띄우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점도 평화 시위를 정착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미리 지난 4월 프랑스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때 폭력시위를 유발했던 북유럽 과격단체 '블랙 블록스' 소속 회원을 비롯해 600~700명을 연행하면서 사고 예방에도 만전을 기했다.
코펜하겐의 국회의사당 광장에 전 세계 비정부기구(NGO), 노조, 정당 등 전 세계 67개국, 515개 단체 회원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시위가 참여했다.
또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연대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과 민주노총, 한국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등이 참여하고 있는 COP15 공동대응단, 진보신당 등이 코펜하겐 시위에 참여했다.
특히 환경단체들은 특히 `녹색성장' 정책이 친환경을 표방했을 뿐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그린 워시'정책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4대강 개발의 문제점을 홍보하기도 했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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