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천유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 한 폭의 산수화 같다. 기암절벽 아래 흐르는 구곡계는 산을 둘러싸고 아홉굽이의 물줄기가 만들어 낸 빼어난 경치가 자랑이다. |
(아주경제 김준성 기자) 하문시에서 비행기로 약 1시간 거리인 중국 복건성(福建省·푸젠성) 남평시(南平市·난핑시)의 무이산(武夷山·우이산)은 ‘바위산’으로 불릴 만큼 수백m 높이의 산 하나가 바위 한 개로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바위산 사이로 굽이굽이 흐르는 구곡계(九曲溪)의 강물은 수십km나 이어진다. 수심은 무릎 정도로 얕고 깨끗하며 물살도 빠르지 않아 뗏목선 유람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연중 수백만 명이 구곡계를 찾아 뗏목선 유람과 대자연의 신비를 만끽하고 있다.
무이산은 야생 동식물과 희귀 곤충류는 물론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천연자원들이 많아 1999년부터 세계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으로 보호받고 있는 곳이다.
복건성의 서북부, 구곡계의 제6곡 북쪽에 위치한 무이산. 이곳은 2개의 병풍절벽과 3개의 암봉, 9개의 계곡(구곡계), 36개의 봉우리, 72개의 동굴, 99개의 기암괴석 등으로 수천 년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다.
지상 최고의 낙원 무이산은 천길의 절벽을 유람한다는 천유봉과 제2의 아마존 강으로 불리는 구곡계를 통해 전세계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산을 좋아하고 물을 벗삼아 유유자적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천유봉과 구곡계의 무릉천지를 찾아 최고의 감동과 낭만을 느껴보라.
지상 최고의 무릉천지 '천유봉'
무이산 입구에 도착하면 천유봉 입구까지 데려다주는 미니열차 모양의 전동차가 일렬로 대기하고 있다.
시간만 맞으면 무료로 탈 수 있다. 좌우 문이 지퍼형 커튼형식이어서 간간히 들어오는 신선한 바람도 만끽할 수 있다.
한국의 산처럼 가기만 하면 무료로 등산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천유봉은 뛰어난 절경의 대가인지 돈을 내고 올라가야 한다.
중국 돈으로 약 140위안, 한국 돈으로는 약 2만7000원 정도인데 천유봉을 비롯해 무이산의 여섯 곳을 포함한 요금이다.
천유봉 입구에서 정상까지 약 2시간 정도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수많은 인파로 북적인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무심코 걷다보면 어느덧 가파른 경사길을 만난다.
다행히 돌계단으로 미끄러질 염려는 없지만 경사가 67도 정도로 뒤돌아보면 아찔하다. 880여개의 계단은 정상으로 갈수록 폭이 점점 좁아진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다. 한 줄로 줄지어 올라가는 모습이 마치 ‘인간띠’를 방불케한다.
올려다보는 모습 보다 내려다보는 풍경이 일품인 천유봉은 해발 410m로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정상에 올라서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단순히 산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산 아래 구불구불한 강줄기는 물론 노젓는 뗏목선까지 한 폭의 산수화다.
천유봉의 뜻처럼 천상을 유람한다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온 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천유봉에 오르지 않으면 무이산을 보았다고 하지 말라'는 유명한 일화가 거짓이 아니다.무이산에서 차지하는 천유봉의 가치는 말로 헤아릴 수 없다. 천유봉은 무이산에서 가장 큰 암석이다.
정상은 돌로 깎은 듯 평탄하고 오랜 세월동안 빗물이 암석 위로 흘러 수천 수만의 물줄기 자국이 남아있다. 위쪽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쭉~쭉 내리뻗은 물줄기 자국이 마치 햇볕을 쬐기 위해 암석 위에 널어놓은 비단같은 느낌을 준다.
절벽 중턱에는 사람의 손바닥 모양의 깊은 자국이 남아 있는데 크기가 수십m에 달해 신선의 손바닥이라는 전설이 남아 있다.
천유봉의 특이한 재미는 가마를 타고 오르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가마는 당시 국민당 총통이었던 장개석(1887~1975)이 방문했을 때 가마로 올라가고 내려가기 위해 사용했다고 한다. 수십여 년의 전통을 가진 이동수단인 셈이다.
천유봉 정상에 장개석 부인인 송미령 동상을 세워놓고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보면 당시에도 천유봉의 인기는 대단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마로 한 번 올라가거나 내려가는데 드는 비용은 280위안(약 5만원) 정도로 다소 비싸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이용하고 있다.
(사진설명) 중국의 아마존 강이라고 일컫는 구곡계는 수심이 앝고 물살이 부드러워 뗏목 유람하기엔 최고의 장소다. 뗏목을 타고 울창한 숲과 기암절벽 바라보다보면 마치 꿈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몽환적 분위기에 빠진다. |
산을 아홉굽이 휘감는 '구곡계'
이제 무이산의 무릉도원으로 통하는 구곡계의 뗏목선을 타볼까 한다. 비용은 100위안(약 1만8000원)이지만 잊을 수 없는 멋진 추억으로 보답할 것이다.
구곡계라는 이름은 강이 산을 둘러싸고 아홉 굽이를 이루며 흐른다는 모습에서 유래했다.
총 길이 62.8km, 유역면적 526㎢로 평균수심이 일반 성인의 하반신 정도다. 제2의 아마존 강을 방불케 할 정도로 울창한 숲과 부드러운 물살은 뗏목 유람을 하기엔 최고다.
총 길이 중 뗏목선이 실제 유람하는 구간은 약 9.5km 정도다.
상류(성촌 선착장)인 구곡에서 시작해 아홉 굽이를 돌아 하류(무이궁 입구)인 일곡까지 뱃사공이 노를 저어 가는 뗏목 뱃놀이는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뗏목선은 길이 7~8m짜리 굵은 대나무 16개를 엮에 바닥을 만들고 그 위에 대나무 의자 2열로 6개를 놓아 구명조끼를 입은 6명이 타고 뗏목선 앞뒤로 뱃사공이 각각 1명씩 노를 젓는 형태다.
현재 무이구곡의 뗏목은 300척, 사공은 600명, 이들 중 여자 사공은 80명이라고 하는데 모두 운항면허를 갖고 있다.
8인승 뗏목선은 사람들이 타면 탈수록 강물이 대나무 사이로 비집고 올라와 곧 가라앉을 것만 같은데도 뒤집어지지 않고 안정감있게 둥둥 떠 간다.
“산은 물이 없으면 수려하지 않고, 물은 산이 없으면 맑지 못하다. 골짜기 골짜기마다 산이 돌아가고, 봉우리 봉우리마다 물이 감아돈다” 주희의 ‘무이구곡가’가 절로 떠오른다.
숲으로 우거진 계곡을 지나노라면 양 옆에 버티고 있는 기암절벽과 어우러져 마치 꿈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몽환적 분위기에 빠진다.
타임머신을 타고 수백년전의 과거로 되돌아가보고 싶다면 구곡계의 뗏목을 타보라.
역사의 흔적은 강물과 함께 지나가면서 어느샌가 나도 고대인이 살던 동네에 온 듯한 착각과 환상을 오가며 야릇한 별천지를 체험한다.
무이구곡가 육곡(六曲)에 “육곡의 시퍼런 병풍 바위는 푸르른 물굽이를 휘감아 돌고 종일토록 이끼는 사립문을 덮고 있네. 나그네가 노에 몸을 기대니 바위에서 꽃이 떨어지는데 원숭이와 새가 놀라지 않고 봄빛은 완연하네..." 주희는 육곡에 이르러 북쪽에 우뚝 솟은 천유봉을 바라보며 시를 읊었다고 한다.
천유봉 아래는 산을 등지고 앞에는 계곡을 둔 그윽한 곳이어서 주희는 ‘바위에서 꽃이 떨어지는데 원숭이와 새가 놀라지 않는다’는 자연의 극치를 노래했다.
![]() |
||
(사진설명) 무이산은 빼어난 자연 외에도 주희의 예학사상과 명차(名茶)의 원산지로도 유명하다. 무이산 곳곳에는 암차(巖茶) 밭이 많아 옛날부터 차(茶) 문화가 발달했다. |
예학과 명차의 고장 '무이산'
무이산은 주희가 14살에 머물러 71살에 세상을 떠나기까지 평생을 두고 학문을 닦았던 곳으로 당시 주자이학(朱子理學)을 배우던 제자가 200여명에 달했다고 한다.
무이산은 중국에서 태산, 황산, 아미산에 이어 자연과 문화가 함께 번성한 네 번째 산이다. 태산에서 공자에 의해 유가사상이 나왔다고 한다면 무이산에서는 주희에 의해 예학사상이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예학은 우리나라 유학에도 큰 영향을 줬으며 퇴계 이황의 무이구곡가, 율곡의 고산구곡가는 주희의 영향력과 무이산의 흠모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무이산은 명차(名茶)의 원산지로도 통한다. 무이산 계곡 곳곳에는 암반 위에서 자라는 암차(巖茶)밭이 있다.
그 중 대홍포가 유명한데 반발효시킨 우롱차의 일종으로 무이산의 최고 특산품이다. 하문시 상가 어디서나 구입이 가능하다. 무이산의 정산소종(正山小種)은 홍차의 기원으로 발전했다.
매년 12월 초에는 복건성 남평시 주최로 ‘중국무이산국제산수차 체육·여유절’이라는 무이산 축제를 개최한다.
올해로 두 번째 행사를 가진 2009년 12월 행사에서는 중국 전통무예와 춤·노래·자전거시합·닭싸움 등을 선보였다.
fresh@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