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도 테마열풍으로 뜨거운 한 해였다.
특히 LED(발광다이오드), 신종플루, 자전거, 대체에너지, 4대강 관련주 등이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로 얼어붙은 주식시장을 예열하며 국내 증시 상승에 힘을 보탰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연초부터 전 거래일까지 332.05포인트에서 505.61포인트로 오르며 52.27%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48.73%를 웃도는 수치다.
◆LED株 2009 주식시장의 '등불'
LED(발광다이오드) 관련주는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인 테마주 1위로 꼽힌다.
LED 대표주 서울반도체는 연초 8880원에서 지난 29일 4만5850원을 기록해 416.33% 급등했다.
또, 시가총액이 연초 대비 2조원 이상 증가하면서 코스닥시장에서 시총 1위 자리를 꿰찼다. 시총 2위로 밀려난 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과 시가총액 차이도 배 이상으로 격차를 벌렸다.
LED테마주 강세는 TV와 노트북 등에서 LED 채택이 늘며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금호전기, 루멘스 등 LED관련주들은 줄줄이 사상최고가나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조승관 흥국증권 연구원은 "LED는 에너지 절감 및 긴 수명 등 장점을 지닌 광원으로 휴대폰 및 노트북, 자동차 등 활용분야를 넓혀가고 있다"며 "올해 세계 LED시장이 23.6%성장한 데 이어 2010년과 2011년에도 각각 42.6%, 29.9%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종플루 확산에 관련株 '일희일비'
올 한 해 신종플루 확산에 국내외 사망자 수가 늘어낢에 따라 신종플루 관련주 범위도 무한대로 늘어나면서 급등락을 반복했다.
신종플루 백신을 생산하는 녹십자는 신종플루 대표주로 떠오르며 연초 9만3400원에서 지난 8월24일 20만3500원으로 오르며 117.88%나 급등했다.
이후 신종플루 예방을 위한 손세정제,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면서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들도 신종플루주 대열에 함유했다.
대표적인 손세정제 테마주로 꼽힌 '파루'는 지난 8~9월 총 43거래일 중 14거래일 동안 상한가를 기록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또, 신종플루 확산에 따른 외출 감소로 인터넷 쇼핑 인구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홈쇼핑주 등이 수혜를 봤다. 이밖에도 온라인교육·게임주 등도 수혜주로 부각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짧은 시간 내 급등한 만큼 주가 하락에도 가속도가 붙으면서 후발 투자자들의 손실이 적지 않았다.
녹십자는 29일 현재 12만3000원으로 올해 고점 대비 -39.56% 하락한 상태이며, 파루도 고점보다 -77.85% 떨어졌다.
김승한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플루의 국내 전염병 재난단계가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신종플루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며 "그러나 관련 수혜주로 묶인 종목 가운데 직접적인 영향이 없거나 밸류에이션이 높지 않은 종목은 역시나 단기급등 우려에서 헤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녹색관련주 열풍…자전거·대체에너지株 '거품' 논란
전 세계적으로 녹색열풍이 불면서 각국 정부가 나서 녹색 정책을 발표하는 등 친환경.대체에너지 관련주가 주목을 받았다.
자전거주는 이명박 대통령이 자전거산업 육성을 위해 자전거길을 만드는 등 관련 정책을 수시로 발표하자 주목 받았다.
삼천리자전거는 자전거 대표주로 부상하면서 연초 6190원에서 5월 15일 3만4500원까지 오르며 연 고점을 기록했다.
참좋은레저도 같은 날 올해 최고점을 찍으며 연초 3420원에서 1만9800원으로 478.95%급등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소비되는 자전거의 90%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자전거 제조를 위한 핵심기술이 국내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거품'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점차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29일 현재 삼천리자전거는 올해 고점대비 -57.97%떨어진 1만4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참좋은레저도 -63.59%하락한 7210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태양광, 풍력, 원자력, 2차전지 등 대체에너지 관련주도 녹색열풍을 타고 시세를 분출했다.
최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가 개최되는 등 녹색정책과 관련된 논의가 전 세계적으로 지속됨에 따라 이들 관련주에 대한 성장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주말 아랍에미리트(UAE)에 47조원 규모 원자력발전소 사업 수주권을 한국이 따내면서 대체에너지 관련주에 대한 시선이 다시 집중되고 있는 추세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대체에너지는 꾸준히 커지고 있는 시장으로 장기적으로도 고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태양광, 풍력, 원자력 관련주들은 대체에너지 부분들이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4대강 관련주는 올 최대 '널뛰기'株
MB정부가 한반도 대운하 정책을 본격 발표하면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4대강 관련주는 올해 질곡이 많았던 테마주 가운데 하나였다.
연초부터 4대강 관련주는 정부정책 수혜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주가는 정부의 말 한마디에 상한가와 하한가를 널뛰기하면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4대강 대표주로 꼽힌 종목들이 실제 수혜여부에 상관없이 일제히 급등락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됐다.
실제 신천개발, 이화공영, 삼목정공, 홈센타 등 4대강 대표주로 꼽히는 종목들이 지난 2월23일 정부가 지방하천 정비 사업을 본격화 한다는 소식에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급등세를 보였다. 또, 6월29일 이명박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대운하 정책 포기 선언하자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하한가로 직행했다.
이는 개별 종목에 대한 검증없이 막연한 '기대감' 만으로 반응했다는 증거다.
올해 고점 대비 29일 현재 신천개발(-41.42%) 이화공영(-43.83%) 홈센타(-31.35%) 등 대부분 4대강 테마주는 주가가 크게 하락한 수준에서 최근까지도 정부발 입김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정책 이슈 부각으로 4대강 관련주는 테마주로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대형 건설주를 제외하면 4대강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는 대부분 종목들의 실제 수혜는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투자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